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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슬작가 Mar 22. 2024

책은 깨끗하게 읽으면, 깨끗하게 사라집니다.

책은 깨끗하게 읽으면, 깨끗하게 사라집니다.

조금 지저분하더라도 적극적으로 읽어보세요.

  

저도 처음에는 엄청 깨끗하게 읽었습니다. 가방에 대해 욕심이 없으면서도 북 파우치를 몇 개 사서 쟁여두었습니다. 몇 번을 들고 다녔을까요? 얼마 지나지 않아 북 파우치를 챙기는 게 일이라는 생각에 그만두었습니다. 비슷한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사실 많은 사람이 책을 소중하게 다룹니다. 저는 친정엄마에게 유난히 자주, 반복적으로 들은 말이 있습니다. 가방을 타 넘고 다니면 안 된다고, 책이 든 책가방은 발밑이 아니라 머리 위에 둬야 한다고 말이지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책은 항상 깨끗하게, 조심히 다뤄야 한다고 생각한 것 같아요.


하지만 요즘은 조금 달라졌습니다. 책의 목적, 본질에 집중하게 되었고, 쓰임에 대해 연구하다 보니 접근방법에 변화가 생겼습니다. 그러니까 책은 잘 읽고, 삶에 쓰임이 있을 때 본래의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지 잘 보관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저자와 대화를 주고받고, 생각이나 감정을 키워나갈 때 진짜 ‘살아있는 독서’가 되는 것입니다. 그 사실을 깨달은 후부터 저는 본격적으로 책을 적극적으로, 지저분하게 읽기 시작했습니다.      


밑줄을 긋고, 동의하는 부분에 체크하고, 의문 나는 부분은 별표나 동그라미 표시하고, 챕터가 끝나는 지점에는 핵심 내용을 요약하고, 다음 챕터를 읽기 전에 어떤 내용일지 혼자 상상하면서 말 그대로 저자와 소통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예전이라면 빨리, 많이 읽으려는 욕심에, 누군가에게 자랑하고 싶은 마음에, 멋져 보일 책을 멋있게 읽기 바빴을 텐데 지금은 앎의 범위를 확장하고, 생각의 깊이를 더하고, 통찰력을 키우기 위한 학습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 덕분에 마음 근육이 더욱 단단해지고, 생각에도 유연함이 생겨났습니다. 그러니 여러분도 오늘부터 조금 다르게 책을 읽어보세요. 조금 지저분하더라도 적극적으로 읽어보세요. 진짜 책과 소통한다는, 저자와 대화를 나눈다는 느낌을 가져보세요. 그렇게 ‘읽은 것’을 ‘나의 것’으로 만든 다음, 과정적으로 얻게 된 지식과 통찰을 일상에 적용해 보세요.      


from 윤슬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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