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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슬작가 Mar 26. 2024

글쓰기가 필수인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사실 어느 때보다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바람직한 삶'이 아니라 '바라는 삶'에 대한 열망이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저도 '작가'라는 표현보다는 '기록디자이너'라고 소개할 때가 많습니다. 저의 정체성을 설명하는 단어라도 여기기 때문입니다. 저는 기록이라는 행위를 통해 우선 제 삶의 의미를 밝히고, 나아가 누군가가 삶의 의미를 밝히는 과정에 쓰임이 생겨나기를 희망합니다. 그러니까 기록이 '쓴다'라는 행위를 넘어 '가치'를 입증하는 도구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큰 것 같습니다.     


일상을 살아가는 동안 수많은 생각과 감정, 순간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하나하나가 고유하고 개성적이며, 독특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이런 것들에 대해 기록하지 않으면 금방 머리에서 사라지고, 세상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해했는지 자신만의 대답을 구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쓴다'라는 행위가 중요합니다. 단순히 어떤 상황이나 사실을 정리한다고 해도 그조차 유의미합니다. 적어도 '아무것도 아닌 것'은 아니게 되니까요. 또한, 기록하는 동안 배우게 될 무형의 가치, 예를 들어 경험을 재해석하고 새로운 의미를 더하는 과정을 포기한다는 것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거기에 마케팅, 브랜딩 공부를 하면서 쓰는 행위에 대한 신념이 보다 명확해졌습니다. 자기의 생각과 의견을 가진다는 것이 곧 정체성이며, 정체성을 확고하게 다지는 과정에서 '쓰는 행위'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자신을 알리고, 자신의 가치를 세상에 소개하려면 고유한 나만의 의견, 생각은 필수이니까요.     


언젠가 어느 인터뷰에서 서도호 설치미술가가 우리나라 교육과 외국의 교육의 차이에 대해 얘기한 것이 생각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너에게 무엇을 넣어줄까?"를 연구한다면, 외국에서는 "네 안에 무엇이 들어있니?"를 연구한다는 기사였는데,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내 안에 들어있는 것을 밝히는 시대, 자기를 소개하고 드러내는 시대입니다. 그러니까 지금, 우리는 글쓰기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 같습니다.     


from 기록디자이너 윤슬     


#윤슬작가 #기록디자이너 #이야기가시작되는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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