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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슬작가 Aug 22. 2024

일기와 에세이, 뭐가 다를까요?

안녕하세요, 윤슬 작가입니다. 오늘은 글쓰기에 관심 있는 분들을 위해 일기와 에세이의 차이점을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일기와 에세이, 둘 다 글쓰기의 기본이지만, 그 목적과 스타일이 꽤 다르다는 사실, 혹시 알고 계시나요?     


나를 위한 기록 vs. 모두를 위한 이야기

일기는 말 그대로 ‘나만을 위한’ 솔직한 기록입니다. 하루 동안 있었던 일, 그때 느낀 감정, 생각, 미래에 대한 소망을 적으면서 자기 성찰의 시간을 가집니다. 기록하는 과정을 통해 오래도록 기억할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되는 게 일기입니다.     


그에 비해, 에세이는 조금 달라요. 에세이는 생각, 의견이 있고, 그것을 누군가에게 전달하려는 목적이 있습니다. 관심 있는 주제 혹은 특정 주제에 대해 소통하면서 생각을 전달하거나 새롭게 생각할 기회를 가지려고 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영화 <어바웃 타임>에서 주인공이 하루하루의 일상을 소중히 여기며 기록하듯, 일기는 내 삶의 조각들을 모아 나만의 역사를 써 내려가는 과정입니다. 에세이는 그런 조각들을 모아 하나의 큰 그림으로 만들고, 누군가와 공유하고 공감하는 과정인 셈입니다.     


자유로운 흐름 vs. 논리적인 전개

또한 일기는 감정의 흐름에 따라 자유롭게 써 내려갑니다. 형식이나 구조에 제약이 없고, 그날의 기본에 따라 스타일이 달라지고, 비슷한 얘기를 반복하거나 갑자기 완전히 다른 결론을 도출해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오로지 한 명의 독자, 자기 자신만 이해하고 공감하면 되거든요.     


반면, 에세이는 서론, 본론, 결론이 명확하게 구분된 구조를 가지고 있어요.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논리적으로 전개하는 게 핵심입니다. 글을 읽은 누군가에게 주제를 잘 전달하기 위해 조직적이며 체계적인 글쓰기가 필요합니다. 사실 현장에서 글쓰기 수업을 진행할 때 어려움을 토로하는 부분이 바로 여기입니다. 논리적, 체계적, 조직적 글쓰기라는 말에 갑자기 머리가 하얘진다는 얘기를 더러 들었습니다.     


나를 위한 글 vs. 모두를 위한 글

그래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읽을 사람을 생각해 보라는 말. 일기의 독자는 바로 자신입니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글이 아니라, 나만의 사적인 기록이죠. 비밀을 간직한 채 혼자서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입니다. 

    

그렇지만 에세이는 읽을 사람, 누군가를 가정합니다. 주제에 대한 통찰이나 의견을 공유할 그 사람과 소통하겠다는 목적으로 쓰는 글입니다. 그래서 단순히 글쓴이의 이야기를 전하는 것에서 끝이 아니라, 그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이 무엇을 느끼고, 간접 경험하게 해 줄 것인지를 함게 고민해야 합니다. 실은 이 부분도 현장에서 많은 분이 어려워합니다. 조금만 강도를 높이면 교훈적인 글, 가르침이 느껴지는 글이 되기 쉽거든요. 경계를 지킨다는 것, 정말 어려운 것 같아요.     


개인적인 언어 vs. 명확한 표현     

마지막으로 표현, 언어에 관한 얘기를 해야 할 것 같아요. 일기는 개인적이고 감정적인 언어를 사용합니다. 문법이나 문장 구조에 얽매이지 않고, 마음이 가는 대로 써 내려갑니다. 잘 읽히는지, 금방 이해가 되는지를 고민할 필요가 없습니다. 단어를 선택하는 과정에서도 문제가 없습니다.     


반면, 에세이는 명확하고 정제된 언어가 중요합니다. 설득력 있는 논리적 구성이 필요하고, 독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써야 합니다. 드라마 <미생>의 대사처럼 “작은 성실이 큰 차이를 만든다"라는 말처럼, 에세이는 단어 선택에서부터의 노력이 들어갑니다. 꼭 필요한, 적절한 단어인지, 더 나은 단어는 없는지를 고민하는데, 이런 작은 성실이 글의 완성도를 결정짓습니다.


일기는 나를 위한 솔직한 기록이고, 에세이는 누군가에게 나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공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두 가지 모두 우리의 삶을 더 깊고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중요한 도구인 것은 분명하지만 목적과 방향이 다르고, 그에 따라 언어와 스타일의 차이를 있습니다. 일기를 쓰면서 나를 되돌아보고, 에세이를 쓰면서 내 이야기를 세상과 나누는 방식을 좋아합니다. 지금껏 그렇게 왔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글쓰기를 사랑하는 분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기를 희망하며,

여러분의 일기가 더욱 빛나고, 

여러분의 에세이가 더욱 환해지길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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