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에서 입소가 가능하다는 연락을 받았다. 어제 집 근처 가정 어린이집에 대기를 걸어놨는데 다음날 바로 내년에 입소 가능하니 상담을 받으러 와도 된다는 것이다. 막상 연락을 받으니 다시 한번 마음이 착잡했다.
사실 아이들이 말을 하기 전까지는 어린이집에 보낼 생각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복직을 포기하고 독박 육아를 하더라도 쌍둥이들을 키울 생각이었으나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복직을 하기로 마음먹고 어린이집에 대기를 걸어둔 것.
주변의 워킹맘들을 보면 아이를 키우는 일보다 사회생활이 더 편하고 좋다는 사람도 있고, 커리어를 위해서 일을 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나는 아무리 쌍둥이 육아가 힘들어도 사회생활보다 아이를 키우는 게 훨씬 더 행복하고 좋았다. 게다가 걱정봇인 엄마라 첫 번째로 어린이집 학대 이슈 때문에 무섭기도 하고, 두 번째로 어린이집에서 무슨 일이 있어도 말로 표현할 수 없으니 걱정되기도 하고, 세 번째로는 어린이집 다니는 순간부터 감기, 수족구, 각종 바이러스를 옮겨 온다는 것이 내게는 공포 그 자체였기 때문에 경제적인 능력을 포기하고라도 쌍둥이를 키울 생각이었다.
하지만 오래전부터 “요즘 돌도 안 된 아기들도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다. 어느 부모가 말도 못 하는 아기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싶겠냐. 어쩔 수 없으니까. 먹고살기 위해서 보내는 것이다. 다들 그렇게 키운다."라는 신랑. 맞는 말이지만 애써 현실을 부정했던 나.
17평 아파트에서 다섯 식구가 모여살고 있어 숨 막힐 때가 여러 번 있다.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들만 있어도 집이 꽉 차는데 여기저기 장난감, 하이체어, 육아 템들 때문에 왔다 갔다 할 때마다 발에 걸려 넘어질 뻔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얼른 이 아파트를 벗어나기 위해서, 그리고 앞으로 두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맞벌이를 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이제는 현실을 받아들이자..
D+315
10개월 1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