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유치원 학예회 같은 것을 보면 (상당히 인위적이라고 느껴지는 것들) 애들이 불쌍하게 느껴졌다.
아... 저걸 준비하려고 얼마나 억지로 꾸며냈을까.. 저렇게 귀여움을 ‘연출’하기 위해 자기는 하기 싫을 때도 ‘억지로’ 했겠지.. 쯧쯧..
이런 세상의 모든 귀여움이 ‘연출’로만 느껴졌고, 물론 나의 이런 냉소적임은 나를 포함한 아무에게도 행복을 안겨주지 못 했다..
그런데 내가 아이를 낳고, 내 아이가 유치원 학예회를 나에게 처음 선보였을 때..!
오....
찬란해...
저 눈앞에 펼쳐지는 아름다움에 눈을 뜰 수가 없어..
나는 이제 이렇게 생각한다.
설령, 그것이 ‘연출’된 즐거움이라도,
그것을 바라보는 관객이 즐거울 수 있다면,
‘연출’하는 것도 ‘보람’이 있지 않겠느냐고.
우리가 비록 삶이 ‘진짜’ 즐겁지는 않을지 몰라도,
가끔 우리를 보는 관객들을 위해 즐거움을 ‘연출’해 본다면,
우리를 보고 즐거워하는 그들을 보고 우리도 ‘진짜’ 즐거워질지도 모른다.
설령 출발은 ‘연출’이었지만,
결과는 ‘진짜’일지도 모른다는 말이다.
그러니 ‘진정성’을 핑계로 계속
‘심각’하게 살 필요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