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서울로망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장우정 Dec 17. 2020

유전

엄마와 나

2014년 여름, 엄마

2020년 겨울, 나

엄마와 나는 일기 쓰기를 좋아하고 기록하기를 좋아한다. 맞춤법도 잘 틀린다. 엄마의 기록이 스무 권쯤 되어 우리 집으로 왔다. 책 한 권 만들어 달라며... 살면서 엄마 책 한 권을 안 만들어줬구나.

마지막으로 만든 책(?)은 <서울로망>이라는 제목의 책이다. 교정도 안 보고 모은 소설로 만들었다. 10월에 죽을지 알고 허겁지겁 만들었다-_-;; 두 권 만들어 엄마한테 한 권 주었고, 내가 한 권 가지고 있다.

엄마와 나는 잘 모르는 사람(유명인)에 대해 기록을 남기고 일상을 그럭저럭 살아내며 무슨 일이 닥쳐도 끝끝내 신앙을 못 버린다. 유전이다.


차이점은... 글씨체와... 나는 점집에 들어가 본 적이 있지만 엄마는 점집에서 이마에 하느님의 인이 박혀 있다고 쫓겨난 참 기독교인이라는 것. 하느님이 안 계시다면 왜 엄마는 쫓겨난 걸까?


언젠가 TV에서 대대로 신내림을 받는 무당 가문이 있었는데 깊은 기독교 신앙을 가졌던 대만 건너뛰었다는 걸 본 적이 있다. 대체 신내림은 왜 있는 것이고, 세상의 초현실적인 것들, 악마적인 것들은 왜 있는 것일까?


사람에게서 영광을 구하려고(우상이 되기 위해) 애쓰다가 일상을 잃어버린 나는, 처음부터 저주받았던 것일까? 하느님에게서 받는 영광은 일상을 평화롭게 살아가는 사람들, 죽음 인식을 안 하고 할 필요성도 못 느끼고 하루하루 노동으로 자신을 화하고 감사를 할 수 있는 그런 사람에게 만 찾아오는 것이 아닐까?


나는 너무나 평범한데 평범하지 않은 것들, 특히나 개성(우상)을 가진 이들을 너무나 부러워하고 질시하였다.


엄마와 나의 결정적인 차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스펙트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