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나
2014년 여름, 엄마
2020년 겨울, 나
엄마와 나는 일기 쓰기를 좋아하고 기록하기를 좋아한다. 맞춤법도 잘 틀린다. 엄마의 기록이 스무 권쯤 되어 우리 집으로 왔다. 책 한 권 만들어 달라며... 살면서 엄마 책 한 권을 안 만들어줬구나.
마지막으로 만든 책(?)은 <서울로망>이라는 제목의 책이다. 교정도 안 보고 모은 소설로 만들었다. 10월에 죽을지 알고 허겁지겁 만들었다-_-;; 두 권 만들어 엄마한테 한 권 주었고, 내가 한 권 가지고 있다.
엄마와 나는 잘 모르는 사람(유명인)에 대해 기록을 남기고 일상을 그럭저럭 살아내며 무슨 일이 닥쳐도 끝끝내 신앙을 못 버린다. 유전이다.
차이점은... 글씨체와... 나는 점집에 들어가 본 적이 있지만 엄마는 점집에서 이마에 하느님의 인이 박혀 있다고 쫓겨난 참 기독교인이라는 것. 하느님이 안 계시다면 왜 엄마는 쫓겨난 걸까?
언젠가 TV에서 대대로 신내림을 받는 무당 가문이 있었는데 깊은 기독교 신앙을 가졌던 대만 건너뛰었다는 걸 본 적이 있다. 대체 신내림은 왜 있는 것이고, 세상의 초현실적인 것들, 악마적인 것들은 왜 있는 것일까?
사람에게서 영광을 구하려고(우상이 되기 위해) 애쓰다가 일상을 잃어버린 나는, 처음부터 저주받았던 것일까? 하느님에게서 받는 영광은 일상을 평화롭게 살아가는 사람들, 죽음 인식을 안 하고 할 필요성도 못 느끼고 하루하루 노동으로 자신을 화하고 감사를 할 수 있는 그런 사람에게 만 찾아오는 것이 아닐까?
나는 너무나 평범한데 평범하지 않은 것들, 특히나 개성(우상)을 가진 이들을 너무나 부러워하고 질시하였다.
엄마와 나의 결정적인 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