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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혜영 Aug 02. 2018

종달새 / 피천득

민음북클럽 밑줄 긋고 생각 잇기

 

지난해에 이어 민음북클럽의 "밑줄 긋고 생각 잇기"에 참여하게 됐다.


눈으로 읽어도 되는 글을 굳이 손으로 옮겨 적는 것은

내 몸에 배길 바라는 마음 때문이다.

사람의 몸은 참 정직하다,

머리가 가끔 속이고 눈 감는 일도

몸은 잊지 않고 흔적을 남긴다..


[인연]은 몇 문장쯤 보지 않고도 낭송할 정도로 많이 접했다.

그래서일까? 사람을 깊게 만나고 헤어질 때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글이다...


"세 번째는 아니 만났어야 좋았을 것이다"


대부분의 이별이 좋지 않았기에,

돌아서 오는 길 내내 되뇌곤 했다.


[민음북클럽 밑줄 긋고 생각 잇기 선정도서 '인연'과 필사노트]


이번 개정판엔 '필사노트'도 있다.


어린 시절 [인연]을 통해 수필을 처음 만났을 때,

노트에 옮겨 적던 기억이 새록새록 났다.


그때의 나는 작가가 처음 아사코를 만나던 그때쯤이지 않을까?

지금 새로이 만난 나는 그들의 인연으로 보면

어디쯤에 서 있을까?


두 번째 혹은 세 번째...


'인연'을 너무 좋아해 밑줄 긋고 생각 잇기에 덜컥 덤볐지만

매 작품 한 문장 한 문장이 마음을 사로잡는다...





며칠 고심한 끝에 고른 작품은 "종달새"


"예전 북경에는 이른 새벽이면 고궁 담 밖에 조롱을 들고 서 있는 노인들이 있었다. 궁 안에서 우는 새소리를 들려주느라고 서 있는 것이다. 울지 않던 새도 같은 종류의 새소리를 들으면 제 울음을 운다는 것이다. 거기 조롱 속에 종달새가 있었다면, 그 울음은 단지

배워서 하는 노래가 아니라 작은 가슴에 뭉쳐있던 분노와 갈망의 토로였을 것이다. 조롱 속의 새라도 종달새는 종달새다."

25p




요즘 세상에 제 울음을 내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지,

만약 그럼에도 우는 이가 있다면 어떤 마음으로 우는 것인지,

우리는 들어봐야 할 것이다.


그 어떤 모습일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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