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음북클럽 밑줄 긋고 생각 잇기
지난해에 이어 민음북클럽의 "밑줄 긋고 생각 잇기"에 참여하게 됐다.
눈으로 읽어도 되는 글을 굳이 손으로 옮겨 적는 것은
내 몸에 배길 바라는 마음 때문이다.
사람의 몸은 참 정직하다,
머리가 가끔 속이고 눈 감는 일도
몸은 잊지 않고 흔적을 남긴다..
[인연]은 몇 문장쯤 보지 않고도 낭송할 정도로 많이 접했다.
그래서일까? 사람을 깊게 만나고 헤어질 때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글이다...
"세 번째는 아니 만났어야 좋았을 것이다"
대부분의 이별이 좋지 않았기에,
돌아서 오는 길 내내 되뇌곤 했다.
이번 개정판엔 '필사노트'도 있다.
어린 시절 [인연]을 통해 수필을 처음 만났을 때,
노트에 옮겨 적던 기억이 새록새록 났다.
그때의 나는 작가가 처음 아사코를 만나던 그때쯤이지 않을까?
지금 새로이 만난 나는 그들의 인연으로 보면
어디쯤에 서 있을까?
두 번째 혹은 세 번째...
'인연'을 너무 좋아해 밑줄 긋고 생각 잇기에 덜컥 덤볐지만
매 작품 한 문장 한 문장이 마음을 사로잡는다...
며칠 고심한 끝에 고른 작품은 "종달새"
"예전 북경에는 이른 새벽이면 고궁 담 밖에 조롱을 들고 서 있는 노인들이 있었다. 궁 안에서 우는 새소리를 들려주느라고 서 있는 것이다. 울지 않던 새도 같은 종류의 새소리를 들으면 제 울음을 운다는 것이다. 거기 조롱 속에 종달새가 있었다면, 그 울음은 단지
배워서 하는 노래가 아니라 작은 가슴에 뭉쳐있던 분노와 갈망의 토로였을 것이다. 조롱 속의 새라도 종달새는 종달새다."
25p
요즘 세상에 제 울음을 내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지,
만약 그럼에도 우는 이가 있다면 어떤 마음으로 우는 것인지,
우리는 들어봐야 할 것이다.
그 어떤 모습일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