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poem.휴*
자화상
번지점프 중에 태어난 나는
구름의 애완동물이지
사라지고 나면
잠깐만 슬퍼하면 되는 분실물 같은 거지
습기 가득 찬 형은 강의 발원지에만 관심이 있고
감춰놓았던 형의 전화기가 울음을 터트리면
미안한 저녁이다
마술사를 꿈꾸던 소년이 내 안에 살고 있었지만
가장 힘든 아르바이트는
꿈이 없는 것들에게 꽃을 배달하는 일이었다며
내가 울먹인다
가슴을 뒤집어 습기를 말려보지 못한
성장기에는,
소금쟁이가 되고 싶었다
비를 맞으며 노래를 부르면 안 된다는 것을 몰랐고
그 노래가 비를 울렸다는 것도 몰랐다
그렇게 나는 숨어 우는 빈병이었다
글&사진.김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