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라한 겨울과 봄의 사이에 대한 탐구
<경계>
--- 아스라한 겨울과 봄의 사이에 대한 탐구
하늘이 아침부터 흐릿하다
여름날 뿌옇게 골목을 소독하는 것같이
봄맞이를 하려는 듯
길들이려 한다
아니 겨우내 길들여졌던 모습을 지나
감추어두었던 전설을
끄집어내기 위한 연막이랄까
군데군데 잔설,
--- 너무 이른 기대를 경계하려는 듯
그러나, 때가 이르고 있음은
산수유 노란 몽오리에 이미 들켜버렸다
개가 짖는다
동짓달 한 밤중에 달도 없는데,
겨우내 심심했던지
오늘따라 유난한다
아마 다른 느낌을 받은 것이겠지
개 짖고, 새가 모이면서
봄은 늘 오게 마련이지만
겨울이 느닷없이 왔다가
느닷없이 가버림에도 봄은 이리도 아스라이 올까
겨울과 봄의 경계(境界)
그 사이에 무엇이 있을까 싶다. (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