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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드 Aug 17. 2020

초등, 복습으로 자기주도학습을 시작하자

복습, 자기주도학습의 미니버전

복습은 자기 주도 학습을 시작하는 초등학생에게 가장 적합한 공부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복습의 과정이 자기 주도 학습의 과정을 꼭 닮아있기 때문입니다.


본래 자기 주도 학습은 평생학습을 하는 성인학습자에게 적용되는 개념입니다. 성인학습자는 어른이기에 뭔가를 배우고자 할 때면 학습목표를 정해서 그 목표를 이룰 방법을 탐색하며 이를 실행한 후에 학습결과를 스스로 평가합니다. 내가 계획하고 방법을 정하고 추진해서 결과까지 보는 것이지요.


복습은 자기 주도 학습과 여러 면에서 유사하지만 앞부분의 절차가 다릅니다. 무엇을 배울지, 무엇을 목표로 공부할지는 학교 수업으로 이미 정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후의 과정인 복습 방법을 정하고 실행하는 일은 학습자의 몫입니다. 그 결과도 학습 과정 중에 학습자가 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스스로 평가를 내려보게 됩니다. 이렇듯 복습은 자기 주도 학습의 축소판이기에 초등학생이 시작하기 좋은 자기 주도 학습 방법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초등학생도 복습으로 자기주도학습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많은 분들에게 반갑게 다가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복습이 진정한 자기주도학습이 되려면 먼저 학습의 과정에서 학습자 앞으로 남겨진 과업, '익히기'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뭔가를 배우는 일을 다른 말로 '학습한다'라고 합니다. 한자어인 학습(學習)은 배울 학學과 익힐 습習 두 글자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주목할 점은 배운다는 뜻의 글자는 학(學) 뿐인데 배우는 일을 '학 한다'라고 하지 않고 '학습한다'라고 말한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지식을 얻기 위해서는 배우기만 해서 안되며 학생 자신이 그것을 익혀야 비로소 완성되기 때문입니다. 경험적으로 제가 생각해온 '익힌다'의 내용은 대략 이런 것입니다.


1. 빈틈없이 이해해서 모르는 것이 없게 하는 것.

2. 배울 때 떠올랐던 질문들에 모조리 대답하는 것.

3. 공부한 것을 다른 곳에 사용할 수 있을 만큼 익숙하게 만드는 것.

4. 공부 내용을 다른 사람에게 설명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


익힌다는 것은 이렇듯 지식이 완벽하게 내 것이 되어 새롭게 활용할 수 있는 상태까지 되도록 만드는 것을 의미합니다. 어떤 내용을 공부할 때 익힘을 통해 이렇게 깊이 알 수 있게 된다면, 그 공부는 다 한 것입니다. 그러나 보통 공부할 때 이렇게까지 배운 지식을 분명하게 하려고 애쓰지 않습니다.


게다가 위에 제시한 4가지의 일들은 선생님이 잘 가르쳐주어서 달성할 수 있는 성격의 것도 아닙니다. 대상 지식에 대해 떠오르는 의문점, 그것을 익숙하게 만드는 일, 설명해 보는 일은 모두 오직 '나'만이 알 수 있고 해결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공부를 할 줄 아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바로 이 지점에 있습니다. 외부 지식이 내 것이 되도록 학습자가 직접 대상 지식을 상대로 '익히기'라는 일종의 압박술을 펼칠 수 있는가 아닌가 하는 것 말입니다. 그렇기에 복습이 자기주도학습이 되려면 '학습'에 포함된 '익히기' 과정이 복습 속에서 실제로 일어날 수 있어야 하며, 그렇게 될 때 복습이 그저 수업 내용을 다시 보는 일이 아닌 자기주도학습의 과정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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