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아나고 싶은 날들이었다. 정해진 것보다 자주 별자리를 삼켰다. 최선이라고 눈을 가렸다. 무덤이 파헤쳐졌다. 최후방의 숨을 곳까지 점령당한. 눈을 뜬 시체에게 돌아선 등이 원망을 말했다. 무덤처럼 누워봐도, 더는 눈이 감기지 않았다. 별자리를 삼킨다. 고개를 처박고 죄목들을 읊었다. 모든 게 내 탓이어야만 지나갈 수 있는 순간들이 있다. 다 내 잘못이어야만 괜찮을 수 있는 순간들이 내내 있었다. 최선이라고 믿는다. 감기지 않는 눈은 가리면 된다. 그러면 밤이 온다. 밤이라고 믿으면 밤이고, 내 탓이라고 믿으면 내 탓이고, 무덤이라고 믿으면 무덤이다. 몰래 숨을 참는다. 손목에는 포장되지 않은 길이 얽혀 있는데, 그 길 아래에는 대단한 우주가 있다고 한다. 다 우습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 따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