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당근과 채찍 중 무엇을 좋아하나요? 아무래도 다들 당근을 좋아하지 않을까요? 그런데 저는 요즘 당근도 채찍도 다 그저 그래요.
요즘은 좀 무기력한 상태다. 무기력하다고 하면 집에 누워만 있을 것 같지만, 그것도 아니다. 굉장히 열심히 뽈뽈 대며 돌아다니고 있다. 그런데도 무기력함을 매번 느낀다. 이 느낌은 익숙하다. 겨울이 온다는 이야기다. 겨울만 되면 부쩍 나는 활동량이 줄어든다. 마치 겨울잠을 자는 곰처럼 가을 내내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이것저것 맛보고는 집 안으로 꼭 숨어들어 버린다.
슈퍼 당근은 얼마 전에 워크숍을 진행했던 팀에서 사용하는 단어였는데, 당근 같은 칭찬이 필요하다는 의미라고 했다. 그것도 일반 당근이 아닌 슈퍼 당근 같은 칭찬. 예전에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었다. 이는 당시 메가 히트를 했던 베스트셀러 도서명인데, 그만큼 칭찬의 힘이 엄청나다는 이야기겠지.
나는 다른 칭찬은 잘 받는데, 능력에 대한 칭찬에는 유독 소극적이다. 예를 들어 ‘옷 색깔이 너무 예뻐요, 섬토끼씨랑 너무 잘 어울려요!’라고 하면 감사하다며 그 칭찬을 잽싸게 받아내면서도, ‘섬토끼씨 그림이 너무 귀여워요!’라고 하면 ‘에이, 아니에요. 저는 그림을 전공하지도 않았는걸요~’라며 손사래를 친다. 물론 나는 내 그림을 좋아하고 아낀다. 하지만 뭔가 그런 칭찬은 쑥스럽다. 왜일까? 유독 나는 내 능력이나 기술에 대한 칭찬을 잘 받지 못한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스스로에게 굉장히 박한 사람이다. 이걸 고쳐보고 싶은데 영 힘들다. 잘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