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초시마 Aug 26. 2020

준비되지 않은 자에게 온 기회

마음이 아프다..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만 찾아온 다고 했던가? 아니면 공평하게 누구에게나 다 오는 것인가.. 나 같은 경우는 후자였다. 준비는 되어있지 않았는데 그냥 온 경우. 스키가 좋아서 군대 전역 후 스키장에서 알바를 시작하고 실력도 키웠으며, 언젠가 한 번은 스키 강사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평소에 계속해오고 있었던 터이다. 


겨울 시즌의 휘슬러에서 일할 수 있는 것들 중에 하나가 바로 스키 강사인데, 휘슬러 블랙콤 페이지에 겨울 시즌 알바에 대하여 알아보던 중에 스키강사 공고를 보았다. 지금 하우스키핑이랑, 라운드리(Laundry - 호텔 빨래들 처리꾼) 일을 하고 있지만, 캐나다 있는 동안 좀 더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었거니와, 평소에 하고 싶던 일들 중 하나인 스키 강사 공고를 보고 나니 바로 지원을 하였다. Resume는 기존에 있던 것에서 스키강사 지원자에 맞게 수정을 하였고, 체워넣을 것을 다 넣은 다음 submit을 하였다. 막상 지원은 하였지만 설마 되겠냐는 생각에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고 별생각 없이 그렇게 며칠이 지났다.


지원한 것에 대한 기억이 거진 사라질 무렵 한통의 이메일을 받았다. 내용은 Whistler Blackcomb의 스키스쿨이며, 면접을 보러 오라는 내용이었다. 면접 일자와 시간도 나와 있었기에 확인 후 해당 일이 되었다. 복장은 Free style로 해서 면접장에 도착을 했다. 집에서 따로 준비한 것은 없었으며, 편안한 마음으로 면접장에 왔는데, 막상 면접을 보려니 떨린다. 이윽고 호명이 되어 면접실로 들어섰고, 면접관과 마주 하였다. 자기소개부터 시작을 하여 스키에 관한 얘기를 하였다. 면접 시간이 길어지면서 스키의 티칭에 관한 얘기를 하게 되었는데, 여기서 티칭에 대한 경험이 전무하던 나는 당황을 해버리고, 어버버 거렸다. 아는 게 있어야 대답을 하겠지만, 아는 게 없는데.. 이럴 줄 알면 유튜브 좀 보고, 자료들도 수집을 해서 공부 좀 하고 올 것을.. 지금 후회해봐야 무슨 소용.. 어떻게 티칭을 할 것인지 예를 들어 설명을 하라고 하였지만, 잘 대답을 못했다. 그렇게 힘겨운 면접이 이어지다, 면접관이 마지막으로 질문을 한 가지 더 하였다. "스키를 티칭 하는 것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니?" 내 생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이기에 safety라고 대답하였다. 


그렇게 안타까움만 남긴 체 나의 처음 스키강사 인터뷰는 막을 내렸다. 국내에서 스키 자격증을 획득 한 나였지만, 해외의 스키강사에 대하여 잘 아는 사람들은 다 알 것이다. 국내와 해외의 스키 강사라는 직업의 질의 차이를.. 계절 잡이긴 하지만, 여름에는 남반구에 있는 뉴질랜드, 호주에서 일할 수 있고, 겨울에는 일본, 미국, 캐나다, 유럽 등지에서 일할 수 있으며, 중간에 텀이 생기는데 그 텀으로 휴가도 즐길 수 있는 꿈의 직업이다. 하지만 면접을 보기 전까지는 여기까지 전혀 몰랐었는데, 좀 알아보니 많이 좋은 직업이었다. 물론 안정성은 타 직업들에 비하여 보장되어 있지는 않다. 그러나 인생 한 번이지 않는가? 비록 나는 좋은 기회를 놓쳤지만, 다른 누군가는 준비가 잘 되어 이런 좋은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았으면 하는 작은 바람을 가져 본다. 하.. 아쉽네..

작가의 이전글 주어진 것에 감사를 하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