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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려원 Jan 05. 2025

눈길을 걸으며

2025. 새해 첫눈


새해 들어 내리는 첫눈이었다.

우산을 챙겨 근처 공원으로 갔다. 

하얀 세상에서 걷는 기분이 좋았다. 

세상도 늘 이 풍경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늘마저 하얗고 어디에도 어둠은 있지 않았다. 

내리다가 가끔은 그치기도 했으나 다시 내릴 때면  우산을 펴지 않고 그냥 걷기도 했다. 

툭툭 털고 말면 그뿐, 눈을 맞아도 되었고 옷을 적셔도 괜찮았다. 

굵게 내리다가 때론 가늘게 내리기도 하고 서로 다른 방향을 가기도 했다. 

그럴때면 몸은 내리는 눈의 방향을 향했다. 

눈은 내려서 꽃을 만들기도 하고 힘들면 의자에 앉기도 했으며,

나무 위에 걸터앉아 하늘을 바라 보기도 했다. 

빗겨간 걸음이 가끔 몸을 흔들때면 신발 끈을 한번 더 조율하여 중심을 잡아 걸었다. 

삶이 그런 거였다. 20250105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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