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아메리칸 스타일의 음악 - 아론 코플랜드 Aaron Copland
The Dean of American Composers
'미국 작곡가들의 수장' 종종 아론 코플랜드를 설명할 때 서술하는 수식어입니다.
미국 현대 클래식 음악에서 ‘아메리칸 스타일’을 기틀을 잡은 작곡가로 알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 음악의 수장답게, 그의 음악은 올림픽을 비롯한 여러 스포츠 경기의 개막식과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연주되었습니다. 34대 아이젠하워 Dwight Eisenhower, 40대 레이건 Ronald Wilson Reagan에 이어 가장 최근의 44대 오바마 Barack Obama 대통령의 취임식에서 아론 코플랜드의 <보통 사람들을 위한 팡파르 Fanfare For the Common man>가 연주되었습니다.
미국의 역사가 그렇듯, 음악사에서도 미국 음악사는 유럽에 비해 많이 짧습니다. 17세기 유럽 음악이 미국에 들어오기 시작하여, 18세기 유럽인들의 이민이 시작되었고 19세기부터는 미국 태생의 음악가들이 배출되기 시작하지만, 20세기 초반까지도 미국 음악은 독자적 스타일을 갖지 못했습니다.
더군다나 1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 사회의 정치적, 경제적 불안정으로 라흐마니노프, 쇤베르크, 스트라빈스키 등등의 동시대의 클래식 음악을 이끌었던 유럽 출신의 작곡가들이 미국으로 망명을 오게 되어 유럽의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민자로 구성된 '미합중국'이라는 나라가 그렇듯, 미국의 음악도 다양한 민족의 결합이 모인 특징성을 갖게 되며 20세기 후반에 들어서야 유럽의 전통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들이 나타나게 됩니다.
아론 코플랜드는 요즘은 힙스터들의 성지로 불리는, 뉴욕 브루클린에서 유럽에서 이민 온 유대인 부모님 밑에서 태어났습니다. 집안에 음악가가 없었지만, 피아노를 칠 줄 알았던 누나에게서 피아노를 배워 16살쯤 음악가가 되고 싶다는 마음에 정식으로 피아노 레슨을 받기 시작하고 작곡 레슨을 받다 1920년에 파리로 유학을 가게 됩니다.
파리에서 만난 스승인 나디아 블랑제 Nadia Boulanger와 그곳에서의 4년 정도의 시간은 그의 음악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시기로 알려져 있습니다.
1924년 미국으로 돌아와 스승인 나디아 블랑제의 부탁으로 작곡한 <오르간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교향곡 Symphonyfor Organ and Orchestra>이 초연되며 단숨에 스타 작곡가가 됩니다.
그즈음의 코플랜드는 '왜 미국은 미국 색깔의 음악이 없는가'에 대해 깊이 고민하기 시작합니다. 클래식 현대음악에서 미국 작곡가들의 정체성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합니다.
후의 인터뷰에서 그는 이렇게 언급합니다.
내가 공부한 프랑스의 작곡가들은 다른 음악들과 구별되는 프랑스 작곡 방식과 스타일을 가지고 있었다. 우리는 그런 것이 없었다. 그래서 나에게는 미국 혈통의 스타일을 만드는 시도가 중요해졌다.
A true American identity
진정한 미국의 정체성
이런 고민들은 그의 초기작에서 드러납니다.
코플랜드는 미국의 오리지널리티를 가지고 있는 “재즈”를 그의 음악에 도입합니다. 클래식과 다른 미국 고유의 색깔을 가진 소위 '대중적인 음악, 가벼운 음악'으로 알려진 재즈의 기법을 소위 '진지한 음악'이라 일컬어지는 클래식 음악에 넣었습니다.
25살에 작곡한 <극장을 위한 음악 - Music for Theater (1925)>입니다.
5개의 악장 중에 코플랜드가 직접 지휘한 1, 4번째 악장입니다.
26살에 작곡한 그의 <피아노 협주곡 Concerto For Piano (1926)>입니다.
피아노를 작곡가인 코플랜드가 직접 연주한 버전입니다.
이 곡이 보스턴에서 초연되었을 때, 연주를 온 사람들은 야유를 보내기도 하고 대놓고 소리 내서 웃기도 하고 일부는 관객을 모욕했다고 지휘자를 고소하기도 했다는 해프닝이 전해집니다. 당시만 해도 클래식 음악은 홀에서 연주되는 특정 계층을 위한 음악이었고, 재즈는 좀 더 대중적인 음악이었으니까요.
그럼에도 코플랜드는 동시대의 미국 작곡가들의 모임을 결성하고, 새로운 미국 작곡가들의 새로운 음악을 대중에게 소개하기 위해 연주를 계획하기도 하고, 강의와 출판 등을 하며 새로운 음악을 알리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입니다.
다음 편에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