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라이프에디터 Oct 16. 2020

행복한 하루를 보냈습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

강의를 했습니다.


 올해 초부터 스피치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말 그대로 여러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를 하는 것입니다. 유튜브에서 영상을 찾아 배우기도 하고, 책을 사서 읽어보기도 하면서 스피치에 대해 천천히 알아갔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연이 닿아 오프라인으로 스피치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6월부터 주 1회 스피치에 대해 배웠고, 8월 1일 자로 기본 과정을 완강했습니다. 모처럼 배우고 싶은 일이 생겨 시간을 투자했는데, 참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더 재미있는 일이 있었습니다. 스피치를 배우는 것으로 모자라 강의를 하게 된 것이었는데요. 정규 강의는 아니고 비용도 받지 않는 1회성 무료 특강이었습니다. 학원 선생님의 제안으로 기회가 생겼습니다. 언젠가 사람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고 싶다는 목표가 있었으므로 망설임 없이 바로 하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2주 정도 준비했고, 제가 아는 지식 중 코칭을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습니다. 8월 1일, 바로 오늘이요.


 참 재미있고 즐거웠습니다. 잘 할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도 내가 바라던 것을 한다는 것에 흥분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강의도 생각보다 잘 됐습니다. 첫 강의고 강의를 하면서 보완할 점이 좀 많이 보였음에도 만족스러웠네요. 1시간 ~ 1시간 30분 정도 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하다 보니 2시간을 꽉 채워서 하게 되었습니다. 이도 참 다행인 게, 정규 수업이 아니라 무료 특강인지라.. 시간 압박에서 비교적 자유로웠다고 할까요.



배워서 남 주자


 강의를 마치고 나니 진이 쪽 빠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와, 생각보다 힘들더라고요. 참 재미있는데, 재미있음과 힘듦은 별개인 것 같습니다. 강의를 마치고 나오는데 이런 말이 떠올랐습니다. '배워서 남 주자.'. 어릴 적에는 이게 무슨 뜻인지 몰랐는데 오늘 강의를 해보니까 알겠더라고요. 내가 가지고 있는 지식을 남에게 전달함으로 온전히 내 지식으로 만든다는 의미였습니다.


 어투로만 보면 조금 오해의 소지가 있기도 합니다. 배워서 남 주자. 마치 나는 배워서 가질 필요가 없다는 것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그런데 오늘 강의를 준비하면서, 또 오늘 강의를 하면서 배워서 남 준다는 의미는 복합적인 것 같습니다. 남에게 주기 위해 배운 것 같기도 하고, 나를 위해 배운 것을 남에게 베푸는 것 같기도 하고.. 참 재미있습니다. 


 강의를 준비하면서 느꼈던 것은, 강의안을 만들면서 저 스스로도 잘 몰랐던 부분을 좀 더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럼으로 더 좋은 이야기를 전할 수 있었고, 제게도 더 명확한 의미로 자리 잡게 되었죠. 배워서 남을 줄 때는 막 주면 안 됩니다. 남이 잘 받을 수 있게 신경 쓰고 정성들여서 줘야 합니다. 그래야 잘 받고, 받은 다음에도 탈이 없습니다. 준 나도 신경 쓰이지 않습니다. 서로 좋은 일입니다. 기회가 된다면 몇 번 더 특강을 열어서 많은 사람들과 함께하고 제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더 베풀고 싶다.


 이렇게 좋은 경험을 함으로 '더 베풀고 싶다.'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오롯이 저로부터 좋은 영향력을 받아 간 분들이 오늘 함께 했기 때문인데요. 지금이야 따로 재료 필요 없이 베풀 수 있는 분야가 코칭뿐이라 당장은 이 분야에서 꾸준히 베풀려고 계획 중입니다. 기회가 된다면 제가 가지고 있는 지식을 더 베풀고 싶네요. 예를 들면 자전거 정비교육이라던가, SNS 글쓰기 모임이라던가 그런 형태로 말입니다. 아니면, 오히려 베풀기 위해 뭔가를 더 배우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각종 자격을 따서 강사로 베풀면서 사는 거죠.


 이렇게 베풀면 언젠가 돌아올 것입니다. 뭐, 돌아오지 않아도 아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이미 베풂으로 저 스스로가 성장했기 때문인데요. 솔직하게 지금 생각대로 한다면 나중에 베풀고 베푼 것들이 너무 많아질 것 같고, 그랬음에도 돌아오는 것이 없다면 후회할 것 같기도 합니다만 뭐 그때 되어봐야 알겠습니다.


 아, 행복했습니다. 아주 행복했습니다. 오늘은 너무 기분 좋게 잠들 것 같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모든 일을 잘 해야하는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