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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 구분해 놓지 않으면
때로는 불편하겠지.
혼란스럽기도 할 테고
그런데 가끔 궁금하다.
우리의 필요와 효용가치로 구분 짓는 가치의
불완전함에 대해 조심성을 갖는지.
이제껏 인류는 온갖 풀에 대해 모든 것을 알진 못할 텐데.
혹시 알아.
저 틈바구니에서 어떻게든 살아남은
저들이 알고 보니 지구의 최후의 생존자일지.
또는 저들의 도움이 필요했다는 것을
뒤늦게 알아낼지.
난 경계밖의 풀들에게 오늘도 말한다.
‘경계밖에서 지금처럼
쓸모없어 보이는 위장술로 널 지켜.
실컷 홀씨 날리며
이용하기 위해 길들이는 손길에 속지 말고.
너희를 지켜나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