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튠호수 #브리엔츠호수 #유람선
스웨덴에 살다 보면 좋든 실든 생기는 게 하나가 있다. 그건 바로 여유
본인이 그런 성격이든 아니든, 좋든 싫든 상관없이 느려 터진 일처리 속도 덕분에 스웨덴에서는 여유를 가지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 그래도 바쁜 일상 속에서 아니 바쁜 여행 속에서 한 번씩 가지는 여유는 참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여행 갔다 온 지 거의 반년이 지나서 쓰는 스위스 여행 그 세 번째 에피소드
게임하느라 바쁘고, 복귀해서 일하느라 바쁘고 해서 미루고 미루다가 이제야 글을 써본다. 세 번째 에피소드는 인터라켄 양쪽에 위치한 호수, 튠 호수와 브리엔츠 호수의 여행기이다.
스위스에서 유람선을 타며 즐기는 호수의 여유
스위스 여행 2일 차에는 사실 계획이 없었다. 애초에 스위스에 오면서 계획이란 것이 하나도 없었지만, 그래도 첫날엔 민박집에서 이것저것 정보를 얻을 수 있었고, 마침 같이 여행을 갈 동행분을 만났기에 1일 차 여행을 무사히 보낼 수 있었지만, 다음 날 바로 그럼 이제 뭐함? 이란 고민이 내 머리 위에 떠올랐다.
물론, 갈 장소는 많이 있었고, 내 고민은 어디를 갈까? 에 가까웠지만, 아무래도 혼자 돌아다니는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혹시나 민박집에서 만난 다른 사람들과 어딜 같이 가면 좋지 않을까란 생각에 눈치를 보고 있었다. 그렇게 아침에 눈치를 보면서 조식을 먹고 있다가 나와 같이 오늘 뭐하지? 란 고민을 하고 있는 친구를 발견해 오늘은 같이 호수 여행을 떠나는 것으로 결정하였다.
2-1. 호수를 가기 전에
먼저, 유람선은 융프라우 VIP 패스에 포함되어 있어서, 무료로 탑승할 수 있었는데, 거기에 추가로 그랜드 트레인 투어라는 어플을 받으면 그 탑승 티켓을 1등석으로 업글까지 해준다. (이 정보를 알려준 진영님께 다시 한번 감사를 ㅎㅎ) 이 정보를 얻고 나서 유람선 탑승 장소를 찾아갔다.
다만, 첫 유람선 시간이 생각보다 늦게 있어서 우리는 먼저 근처 경치 좋은 곳을 돌아다녀보기로 결정하고 걷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게 그냥 시간 때우려고 걷기 시작한 것치고 정말 좋은 장소를 발견해버렸다.
그저 동역에서 강가를 따라서 걸었을 뿐인데, 그 길이 굉장히 예쁘고, 경치가 좋았을 뿐 아니라 호수 전경을 바라보고 쉴 수 있는 장소가 나와서 와 이곳은 인생 샷을 건지는 명소다라고 느껴졌다.
참고로 우리가 걸었던 곳은 다음과 같다.
2-2. 브리엔츠 호수
브리엔츠 호수는 인터라켄 양쪽에 있는 호수 둘 중 동쪽에 위치한 호수이다. 위에서 언급한 대로 어플에서 1등석 티켓으로 업글하는 쿠폰을 다운로드하면, 선착장 앞에 있는 매표소에서 티켓 발권이 가능하다.
그 티켓을 가지고 시간에 맞춰서 그냥 탑승하면 된다. 티켓은 기본적으로 1일권으로 브리엔츠 호수 구간에서 하루 동안 마음대로 타고 내리고 해도 된다고 한다. 우리는 중간에 이젤발트도 들릴 예정이어서 이걸 미리 확인하고 갔었다.
유람선의 1등석은 기본적으로 선내의 아무 좌석이나 앉을 수 있지만, 특히 유람선 2층의 좌석에 앉을 수 있는데, 아무래도 천장이 막혀있는 1층보다 2층이 훨씬 시야가 확 트여있기에 1등석 티켓의 위엄을 느낄 수 있었다. (사람도 확실히 적어서 좋다)
그리고 이 유람선은 증기선이었는데, 출발할 때, 도착할 때 뿜는 그 증기기관의 소리가 참 매력적이었다. 처음엔 이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생각보다 큰 소리에 깜짝 놀랐다. 그리고 배 내부에는 가동 중인 엔진을 직접 볼 수 있었다.
2-3. 이젤발트
브리엔츠 호수에서 경치를 즐기다가 도착하는 여러 가지 역 중에 사람들이 많이 가는 관광지는 이젤발트가 있다. 브리엔츠 호수에 있는 작은 마을인데, 사랑의 불시착 드라마 촬영지로 유명하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그걸 보지도 않았고... 딱히 관심도 없었는데, 그 선착장에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있었다.
그 관심도 없는 선착장을 뒤로하고 마을 구경을 했는데, 이 마을은 정말로 예쁜 마을이었다. 우리는 유람선에서 내려서 다음 유람선이 올 때까지 마을 한 바퀴를 둘러보자 하고 걷기 시작했는데, 정말 한걸음 한걸음 뗄 때마다 펼쳐지는 경치가 예뻐서 제대로 한 바퀴를 둘러볼 수가 없었고, 계속 사진만 찍게 되었다.
그 외에도 유람선을 타고 브리엔츠 호수에는 참 예쁜 마을이 많이 보였다. 중간중간 내려서 구경하고 싶은 마을이 많았지만, 시간 관계상 들려보지 못했던 게 참 아쉽다. 만약 내가 여기서 사는 기회가 있거나 한번 더 올 기회가 있다면 다른 장소들도 방문해보고 싶다.
2-4. 튠호수
그렇게 브리엔츠 호수를 뒤로 하고 간 곳은 튠호수 였다. 튠 호수는 브리엔츠 호수와 반대로 인터라켄 서쪽에 위치한 호수이다.
여기도 마찬가지로 VIP 패스로 유람선을 탈 수 있는데, 안타깝지만 여기는 1등석으로 업그레이드하는 쿠폰이 없었다. 그러니 할 수 없이 2등석 좌석에 앉아서 갈 수밖에 없다는 게 조금 아쉬웠다. 확실히 1등석을 경험하고 나니까 느껴지는 아쉬움이 있다. ㅎㅎ
우리는 브리엔츠 호수를 한 바퀴 쭉 돌고 온 뒤였기에 조금 감흥이 덜하긴 했다. (이날 유람선만 4시간을 넘게 탔으니...) 물론, 중간중간에 보이는 경치는 끝내주었지만 아무래도 호수가 굉장히 크다 보니 쭉 유람선을 타고 한 바퀴 도는 건 너무 과하지 않았나 라는 생각을 잠깐 하게 되었다.
튠호수에서는 중간중간에 수영하는 사람을 많이 볼 수 있었는데, 아무래도 내가 여행을 간 날이 덥기도 했고, 물이 맑아 보이다 보니 나도 뛰어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정말 뛰어들기도 했다 하하)
2-5. 끝으로
이쯤으로 2일 차 여행기를 마치고자 한다.
다음 여행기는 여기가 진짜 찐 명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게 한 라우터브루넨과 뮤렌에 대한 글을 쓰려한다.
(아 빨리 스위스 여행기를 마무리해야 다음 여행기도 쓰는데... 숙제가 밀려있다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