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윈이야기 May 24. 2021

애개육아

엄마 아빠는 결국 해냅니다.

"쌍둥이? 와! 축하해! 완전 다 이뤘네!" 


남편의 사촌은 누나도, 동생도 아닌 우리와 동갑이다. 꽤 오랫동안 몸과 마음고생을 해가며 임신 준비를 했던 그녀가_ 이란성쌍둥이, 그것도 남매의 엄마가 되었다. 사돈의 사촌까지 이리 기쁘니, 사돈의 팔촌까지도 축하해 줄 큰 경사다! 하지만 행복과 설렘이 큰만큼, 이제 좋은 세상은 끝났다고 걱정이다. 부부가 더블로 힘들어질 테니까. 게다가 그녀는 이미 개 둘을 둔 엄마라_ 갑자기 애 둘, 개 둘_ 여섯식구로 온 집안이 정신없이 북적댈 상상을 하니, 와우! 나까지 정신이 퍼뜩 난다. 웰컴 투 찐 어른 라이프!   



 

올해 14살이 된 노견 '싼티'는 류머티즘을 앓고 있다. 아직 식욕도 호기심도 그대로지만, 앞다리를 거의 쓸 수 없어 산책을 못해도 비만이 되지 않도록 관리를 해줘야 한단다. 그리고 한창 왈가닥미 넘치는 소녀 '새로'는 이 집안의 비타민이다. 쌍둥이를 임신해서 두 배로 피곤하고, 입덧은 네 배로 심한데, 거기에다 노견 수발과 개육아를 병행해야 하는 이 부부의 하루는 엉덩이 붙일 새가 없다. 출산의 두려움보다 끝도 없고 퇴근도 없는 육아의 나날들이 벌써부터 아득하지만, '다 잘 키우게 돼 있어!' 하며 복작복작 몇 배로 더 즐거울 것 같다는 이야기에 존경을 표한다.     


'새로'와 '싼티' 자매. 자매에게 한꺼번에 여동생, 남동생이 생긴다!  

유모차를 끌고 강아지를 산책시키는 '애개육아' 엄마들의 위대함에 박수를 보낸다. 

아기가 태어나면서부터 부쩍 분리불안이 심해졌다는 우리 동네 젠틀 보이, '러쉬'를 이끌고 오늘도 산책길에 나온 엄마. 엄마에게서 한 순간도 눈을 떼지 못하는 애틋함이 과해진 현상을 제외하고는_ 한참 어린 동생에게 부드럽게 다가가 즐겁게 함께 놀 줄도 알고, 아직 서투른 아기 동생의 마구잡이 쓰다듬에도 잠자코 몸을 맡기고 참아줄 줄 아는 의젓한 형아다. 이렇게 든든하고 아기자기한 사랑둥이들이 있어서, 애와 개는 행복한 조합의 끝판왕인가 싶다.         


사촌이 예쁘고 늠름한 아들과 딸을 낳았다. 월수는 엄마가 화목은 시어머님이, 그리고 금요일은 두 분 모두가 육아 한 팀이 되어_ 보다 철저한 육아 시스템을 갖추었단다. 물론, 엄마 아빠의 육아는 언제나 풀가동이지만.


한꺼번에 남동생 여동생이 생겨버린 '싼티'와 '새로'. 

싼티가 한참 어린 아기 동생들 사이에서 소외감과 외로움 없이, 새 생명의 생기와 또 다른 사랑의 기쁨을 맛볼 수 있기를_ 새로는 동생들과 신나게 놀아주는 멋진 누나, 언니가 되어줄 수 있기를 바란다. 아가들은 자라며 다른 생명과 더불어 산책도 나가고, 달리기도 해 보고, 함께 잠드는 즐거움과 기쁨을 느낄 수 있게 된다면 좋겠다. 나와 남편, 다윈도 지켜보면서 가끔씩이나마 든든한 용병이 되어줘야겠다. 


출산을 축하하며_ 

오늘도 애육아, 개육아에 몸과 마음 모두 파김치가 되었대도, 새근새근 숨소리마저 어여삐 잠든 아기와 그 옆에 벌러덩 드러누운 나의 강아지를 바라보며 웃음 짓는 엄마 아빠들. 당신들의 일상을 열렬히 응원합니다! 

친구들아, 건강하고 행복하자! 


매거진의 이전글 망원 어벤져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