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빠는 결국 해냅니다.
"쌍둥이? 와! 축하해! 완전 다 이뤘네!"
남편의 사촌은 누나도, 동생도 아닌 우리와 동갑이다. 꽤 오랫동안 몸과 마음고생을 해가며 임신 준비를 했던 그녀가_ 이란성쌍둥이, 그것도 남매의 엄마가 되었다. 사돈의 사촌까지 이리 기쁘니, 사돈의 팔촌까지도 축하해 줄 큰 경사다! 하지만 행복과 설렘이 큰만큼, 이제 좋은 세상은 끝났다고 걱정이다. 부부가 더블로 힘들어질 테니까. 게다가 그녀는 이미 개 둘을 둔 엄마라_ 갑자기 애 둘, 개 둘_ 여섯식구로 온 집안이 정신없이 북적댈 상상을 하니, 와우! 나까지 정신이 퍼뜩 난다. 웰컴 투 찐 어른 라이프!
올해 14살이 된 노견 '싼티'는 류머티즘을 앓고 있다. 아직 식욕도 호기심도 그대로지만, 앞다리를 거의 쓸 수 없어 산책을 못해도 비만이 되지 않도록 관리를 해줘야 한단다. 그리고 한창 왈가닥미 넘치는 소녀 '새로'는 이 집안의 비타민이다. 쌍둥이를 임신해서 두 배로 피곤하고, 입덧은 네 배로 심한데, 거기에다 노견 수발과 개육아를 병행해야 하는 이 부부의 하루는 엉덩이 붙일 새가 없다. 출산의 두려움보다 끝도 없고 퇴근도 없는 육아의 나날들이 벌써부터 아득하지만, '다 잘 키우게 돼 있어!' 하며 복작복작 몇 배로 더 즐거울 것 같다는 이야기에 존경을 표한다.
유모차를 끌고 강아지를 산책시키는 '애개육아' 엄마들의 위대함에 박수를 보낸다.
아기가 태어나면서부터 부쩍 분리불안이 심해졌다는 우리 동네 젠틀 보이, '러쉬'를 이끌고 오늘도 산책길에 나온 엄마. 엄마에게서 한 순간도 눈을 떼지 못하는 애틋함이 과해진 현상을 제외하고는_ 한참 어린 동생에게 부드럽게 다가가 즐겁게 함께 놀 줄도 알고, 아직 서투른 아기 동생의 마구잡이 쓰다듬에도 잠자코 몸을 맡기고 참아줄 줄 아는 의젓한 형아다. 이렇게 든든하고 아기자기한 사랑둥이들이 있어서, 애와 개는 행복한 조합의 끝판왕인가 싶다.
사촌이 예쁘고 늠름한 아들과 딸을 낳았다. 월수는 엄마가 화목은 시어머님이, 그리고 금요일은 두 분 모두가 육아 한 팀이 되어_ 보다 철저한 육아 시스템을 갖추었단다. 물론, 엄마 아빠의 육아는 언제나 풀가동이지만.
한꺼번에 남동생 여동생이 생겨버린 '싼티'와 '새로'.
싼티가 한참 어린 아기 동생들 사이에서 소외감과 외로움 없이, 새 생명의 생기와 또 다른 사랑의 기쁨을 맛볼 수 있기를_ 새로는 동생들과 신나게 놀아주는 멋진 누나, 언니가 되어줄 수 있기를 바란다. 아가들은 자라며 다른 생명과 더불어 산책도 나가고, 달리기도 해 보고, 함께 잠드는 즐거움과 기쁨을 느낄 수 있게 된다면 좋겠다. 나와 남편, 다윈도 지켜보면서 가끔씩이나마 든든한 용병이 되어줘야겠다.
출산을 축하하며_
오늘도 애육아, 개육아에 몸과 마음 모두 파김치가 되었대도, 새근새근 숨소리마저 어여삐 잠든 아기와 그 옆에 벌러덩 드러누운 나의 강아지를 바라보며 웃음 짓는 엄마 아빠들. 당신들의 일상을 열렬히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