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를 위한 포트폴리오 전략
드라마 스타트업이 끝나고 팟캐스트의 게스트로 초빙되어 관련 주제를 이야기하였다. 관련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 보기 시작한 드라마였지만 과거 (그리고 현재) 스타트업에 다니는 1인으로써 옛추억을 떠올리기에는 충분했다. 6년 전 스타트업에 입사를 하고자 했던 나는
스타트업에서 세상을 한번 바꿔보러 왔습니다
사실 이런 건 존재하지 않는다. 면접 때나 써먹을 수 있는 호기로운 말들 같으며 실상은 회사이자 돈 받는 만큼 일하는 그런 곳이다. 하지만 다른 것이 있다면 역시 성장의 뽕 맛(?)이 있다는 것.
대행사를 그만두고, 스타트업에 관심이 생겼다. 광고를 하고, 기획을 하며 특히 작은 사이즈의 NGO나 회사를 도와드리며 그들이 성장해 가는 것을 눈으로 볼 수 있었다. 그런 점에서 나에게도 성장이란 최고의 동기부여이자 스스로 한 발짝씩 걸어 나가기 위한 휘발유나 다름없다.
여하튼 3년 8개월의 회사를 박차고 나와 1년 정도 안식년을 가졌다. 쉬면서 하고 싶은 것들을 마음껏 하였으며 그러던 중 사회적 기업에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고, 마리몬드와 같은 사회적 기업들을 바라보고 그 회사들의 운영구조를 알아가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의 수익을 가져가며 (먹고는 살아야 하기에) 좋은 일을 한다는 것에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그런 회사들.. 그 이후 사회적 기업 혹은 스타트업 등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당시 뉴스만 틀어도 여기저기 스타트업이라는 단어를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었는데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들이 세상을 바꿔 나가며 우리나라 또한 변화의 물결이 밀려오고 있던 상황이었다.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잡코리아와 로켓펀치(스타트업 채용사이트) 등의 회사에 이력서를 제출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반응은 미적지근했고, 생각보다 날 찾아주는 회사는 많지 않았다.
뭔가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할 것 같았다. 예전의 업무를 생각하며 차근차근 문제를 찾아 나섰고, 불현듯 광고계의 레전드 레오버넷의 말이 떠올랐다.
"make it simple."
"make it memorable."
"make it inviting to look at."
"make it fun to read."
문제는 딱히 읽을 거리도 재미도 있지 않았던 포트폴리오에 있었다. 그 이후 시간을 들여 정말 재밌는 나만의 이야기가 담긴 포트폴리오를 만들기 시작했고, 더 나아가 포트폴리오라는 고정 관점을 없애고 내 이야기가 담긴 나의 잡지라는 콘셉트를 살려 [연간 김용훈]이라는 잡지를 만들었다.
과거 편집디자인을 했던 스킬을 살려 나의 이야기 들을 재밌게 아울러, 처음 본 사람 누가 봐도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을 정도로 정성을 들여 포트폴리오.. 아니 나의 잡지를 만들어 가기 시작했다.
결과는 어땠을까? 이 잡지를 만들고, 바로 관심이 있었던 회사들에 제출했고, 그중 약 40%의 회사에서 면접제안을 주셨다. 아울러 포트폴리오가 재밌으니 면접 자리에서도 관련된 이야기들을 많이 나눌 수 있었으며 그중 굿닥이라는 회사에 최종적으로 입사를 할 수 있었다.
그렇게 스타트업 외길 인생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