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제 협업 부서 담당자들과 미팅할 건이 생겨서 회의실을 잡았다. 우리쪽 이슈보다는 함께 한 2개 부서가 정책 검토를 함께 하면서 우리 서비스에 대입하여 적절한 솔루션을 찾는 게 아젠다였고, 우리쪽에선 나 혼자 참석해도 되겠다 싶었다. 그렇게 세팅된 예상 참석자는 나 하나, A 부서 1명, B 부서 2명. 6인용 회의실을 잡고 보니 작업 개발을 담당해주실 우리쪽 담당자분이 참석하겠다고 말씀해주셨다. 협의 사항 공유만 받으셔도 될 것 같은데 꼼꼼하게 챙겨주시는구나 생각하고 밤에 소식 온 것을 확인해보니 +1이 아니라 +3이라고. 의자를 하나 더 구해와야겠구나 싶었는데, 막상 회의 시간 맞춰 회의실에 들어가니 A 부서에서도 +1, B 부서에서도 +1이 되어 도합 10명의 참석 인원이 되었다. 급하게 의자를 여기저기서 들여오니 회의실이 꽉 차서 문 닫는 것도 여의치 않았다.
둘러서 들은 말로는 50여분간 공간 밀도가 높아 머리가 아픈 분도 계셨다고.
2.
처음으로 산 카세트 테이프는 보아의 <No.1> 앨범이었다. 처음으로 좋아하는 가수의 실물을 그렇게 가까이서 본 것도 백제문화제 축하공연을 와서 'Valenti'를 부르고 간 보아였다. 작년 말 다녀온 공연 중에도 보아의 공연이 있다. 갑자기 생각이 나서 보아의 타이틀곡을 죄다 새로 다운로드 받았다.
하나 하나 다운로드 받으면서 <My Name> 앨범 커버의 타이틀 타이포를 보고 촌스럽다는 생각을 했고, <Atlantis Princess> 앨범 커버 사진 퀄리티가 정말 안 좋다는 생각을 했다. (뮤직비디오는 정말 기깔나게 톤을 잘 뽑았던 것 같은데...) 그래도 노래는 여전히 좋다. 한국에서 콘서트 하면 꼭 다시 가야지.
3.
둘러둘러 잘 해주면 눈치가 없어서 못 알아채고, 대놓고 잘 해주면 왜 잘 해주나 하고 의아해한다. 내가 생각해도 참 곤란한 상대다. 그래도 팀원들이 마음 쓰고 신경 써주는 거 알고 있다. 내가 더 많이 표현하고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임 파트장님은 요즘 다양한 고민과 노력을 한다. 오늘은 오전에 IP 설명회를 다녀오더니 흥미로운 이야기를 또 툭 던졌다. 조직원이 지속가능한 하이퍼포먼스를 낼 수 있도록 하는 게 조직장의 롤이라고 배웠다던데, 사람 바이 사람으로 다 업무 성향을 파악하고 맞춰보겠다는 포부에 기대가 무럭무럭 자라난다. 우리팀 화이팅 화이팅.
4.
어쩐지 3-4월은 주말마다도 스케줄 풀 부킹에, 평일 저녁도 주 1-2회쯤은 약속이 잡혀서 정신 없다. 체력적으로 조금 달리긴 하지만 그래도 만나면 즐거운 마음이 드는 사람들이니까.
내향형 인간도 기본적으로는 사람을 좋아한답니다.
5.
어제 잭 환송회에 못 갔는데 분위기 어땠냐고 물으니 아무도 울지 않더란다. 제가 가서 좀 펑펑 울걸 그랬나봐요- 그러니 '갑분싸' 됐을 거라고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다.
마지막으로 작업해준 이슈는 배포는 나갔지만 클로즈 처리를 못 했다는 이야기도 하고 리소스 이야기도 하고 하다 보니, 새로 맞이한 개발 팀장은 그간 만난 다른 개발 조직장들보다 대화하기 수월한 사람일 거란 말을 해주시는데 갑자기 눈물이 왈칵 터졌다. 그래서 대화 강제 중단하고 축객령 당했다. 흑흑.
6.
몸이 안 좋은 시그널을 보내고 있는데 그래도 종합비타민에 홍삼즙, 호박즙, 데친 양배추, 프로폴리스 캡슐까지 챙겨먹고 바이오리듬 유지하려고 노력해서 그런지 나름대로 괜찮게 지내진다. 몸도 마음도 건강해져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