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아침식사
습관적으로 남이 그린 웹툰을 읽고
남이 써둔 들을 멍하니 읽어내리고
그러기보다는
아주 짧게라도 내가 무언가를
계속 창작해내는 사람이었으면.
이번 11월은 정말 힘들었다.
남편의 병을 알았고,
아들이 열감기를 오래 앓았다
아들을 새벽까지 열 오르나 보초 서고
우는 애를 시댁에 맡기고선
남편 입원 짐 싸고 수술하는 이틀 동안
간이침대에서 쪽잠을 잤다.
내가 이런 고생을 안 해봐서
이렇게 남 돌본 일이 없어서
화도 나고 짜증도 나고 그랬다.
이틀 후 시어머니와 교대하고
아직 콧물 기침이 남은 아들을 데리고
친정에 도착해서 하루 지나자마자
감기몸살로 끙끙 앓고 열이 39도까지 올라
추운데 줄 서서 벌벌 떨며 코로나 검사도 했다.
이제 어느 정도 폭풍이 사그라들고
아들은 다 나아 어린이집에 갔고
남편과 나는 아침 산책 후 쉬는 시간.
오직 나만을 위한 작은 샌드위치를 만들었다.
며칠 동안 아보카도에 기웃기웃
익었나? 오늘인가? 고심 끝에
오늘 드디어 아보카도에 매스를 댔다.
아차, 하루만 더 익힐걸...
그래도 이 작고 예쁜 토스트는
맛도 좋고 건강에도 좋고, 무엇보다
나의 행복에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