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새댁의 코로나 블루 극복기 ④] 스몰스텝-아침형인간 도전기
퇴근길, 개찰구에서 지하철을 기다리는 시간. '방역'조끼를 입은 한 남성이 이곳저곳 구석구석 소독기를 뿌린다. 저녁뉴스를 체크하느라 바빴던 눈이 방역 조끼 남자에 쏠린다. 매일 보던 익숙한 풍경이 갑자기 낯설다. 이건 정말 영화같은 일인데, 일상이 됐구나. 하늘길이 끊기고 마스크 없이 밖에 나갈 수없는 나날들. 영화관도 콘서트도 맘놓고 갈 수없고, 친구들과의 만남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재택하는 날도 많아져서 집에 혼자 있는 날도 많아졌다.
나는 외향형 인간이다. 홀로있기 보다는 사람들과의 만남에서 에너지를 얻는 편이다. 혼자서라도 등산을 가든 대형서점에서 새로 나온 책을 읽든 집콕하는 일은 거의 없다. 그러다보니 코로나 시국이 나에게는 참으로 낯설고 힘들다. 넷플릭스서 좋아하는 드라마를 보는 일도 하루이틀. 간만에 책을 읽으려고 해도, 대청소를 하려고 마음 먹어도 자꾸 늘어지는 몸때문에 손에 잡히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밤낮이 바꼈다. 악순환이다. 몸이 무기력해지는 걸 느낀다.
태어나서 두번째로 아침형 인간에 도전키로 했다. 내 첫 도전은 영국 유학시절이었다. 아침 8시면 겨우 해가 고개를 내밀고, 오후 3시면 해가 지는 낯선 유럽의 겨울을 인생 처음으로 겪다보니, 자연스레 아침형 인간이 됐다. 새벽 6시에 일어나 아침밥을 든든히 먹고, 해가 뜨는 아침 8시에 도서관으로 길을 나선다. 이때 썼던 학기말 과제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번엔 집안에서 아침루틴을 만들어야한다. 예전처럼 과제나 시험같은 강제적인 목표가 없는 상황이라, 쉽지는 않을 것같다. 고민끝 내린 결론은 '하기싫은 것 말고, 하고싶은 걸 하기위해 일어나자'다. 내가 가장 집에서 많이하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봤다. 유튜브와 넷플릭스 보기. 자기 전 꼭 보고싶은 영상을 골라서 '나중에 보기 목록'에 저장해놓고 아침에 보기로 했다.
결과는 30분 일찍 기상. 간단한 스트레칭을 하며 아침을 깨우고, 물 한잔을 먹은 뒤 그렇게 보고싶었던 유튜브 영상을 시청했다. 기분좋은 아침이 시작된다. 다음 목표는 10~15분 간 모닝요가를 하기로 마음 먹었다. 조금씩 아주 천천히 나를 바꾸면 조금은 성장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