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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발레하는 변호사 Jul 19. 2017

#1. 발레로 읽는 드라마 - <밀회>와 파드되

  드라마 <밀회>의 베스트 씬(Scene)은 뭐니 뭐니 해도 두 남녀 주인공이 피아노 듀엣곡을 격정적으로 연주한 직후, 김희애가 유아인의 볼을 꼬집으면서 “특급 칭찬이야”를 날린 장면인듯하다. 두 사람이 연주한 곡은 프란츠 슈베르트(Franz Schubert)의 ‘네 손을 위한 환상곡 D.940’이다. 생전 가난했던 슈베르트가 이 곡을 바친 사람은 귀족 가문의 딸인 제자 캐롤린이었다고 한다. 슈베르트는 캐롤린을 평생의 사랑이라고도 했다지만 이루어질 수 없었다. 이루어질 수 없는, 아니 이루어지지 않을 사랑이 더 간절하고 유혹적인 법. 이 곡을 듀엣으로 연주하면 두 사람의 손가락이 유난히 자주 부딪힌단다. 피아노를 가르치는 순간일지라도 교감을 느끼고 싶었던 슈베르트의 마음이 작곡 속에 숨어 있는 것일까.


[네이버 TV 밀회 2화] 김희애와 유아인의 듀엣 연주!


  아무것도 하지 않고 피아노만 치는데도 농밀하고 에로틱하다. 생각하는 동물인 인간이 육체적 교감을 나눌 때보다 더 높은 수준의 짜릿한 쾌감을 맛보는 때가 영혼이 섞이어 깊이 있는 정신적 교감이 이루어질 때라고 한다. 듀엣 곡을 연주하는 연주자가 느끼는 쾌감은 음악을 듣는 사람에게도 전달되어 숨 막히는 감동을 안겨준다. 공통적으로 아름다움을 표출하고 소통하려는 인간의 창조활동을 예술이라 부르다 보니 무용 작품이나 음악작품 모두 하모니를 이루어 관객을 감동시키는 장면은 작품의 절정을 이룬다.
     
  고전 발레에서 주연 발레리나와 상대역의 발레리노가 함께 춤추는 것이 그랑 파드되(grand pas de deux)이다. 파드 되는 발레 무대 주인공들의 사랑을 상징하는 춤이다. 먼저 발레리나와 발레리노가 느린 음악에 맞추어 아다지오를 추고, 그다음 발레리노의 솔로, 그리고 발레리나의 솔로 순서가 뒤를 잇는다. 그리고 마지막 클라이맥스 장면에서는 두 사람이 함께 빠른 템포로 호흡을 맞춰 춤을 춘다.

안녕하세요~ 인사합니다~  그랑 파드 되는 발레리나와 발레리노가 입장해서 인사를 하는 앙트레(entree) 장면으로 시작해요.
그다음 발레리나와 발레리노가 느린 음악에 맞춰 아다지오(adagio)를 춥니다. 발레리나는 오르골 인형처럼 우아~하게 유연성을 보이며 춤을 추고 발레리노가 지지를 해 주어요.
발레리노의 시원한 솔로가 이어집니다(variation pour la danseuse). 발레리노는 발레리나의 춤보다 시원하고 힘이 있어 보여요. 높이 뛰고 속도감 있게 회전해요.
이어 발레리나의 아름다운 솔로! 발레리나가 무대에서 연속으로 제자리에서 휙휙 도는 32회전 훼떼!도 이때 추게 되어요(variation pour la danseuse).
파드되의 마무리예요. 발레리나와 발레리노가 빠른 템포의 음악에 맞춰서 호흡을 맞춥니다. 클라이맥스인 알레그로 코다(allegro coda) 예요!


<사진 출처 : 플리커  www.flickr.com/photosgreg_photos , 픽사베이 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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