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하자.
아기를 키우며 요리를 체계적으로 또 꼼꼼히 하지 못하는 스스로가 답답하고 한심스럽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이유식, 유아식 책을 보면 어쩜 이렇게 똑부러지게 아기를 위해 맛있고 영양가 가득한 음식을 해내는지. 이유식 관련 책을 쓰는 작가님들 솜씨의 반의 반의 반만큼이라도 해보고 싶은데 쉽지 않다. 레시피를 참고해 장을 보고, 전전긍긍하며 이유식을 만든다. 그러다 어떤 날은 시판 이유식으로 땜빵한다.
며칠 전 생일 선물로 카카오톡 쇼핑에서 쓸 수 있는 모바일 머니를 받았는데 여기서도 이유식을 팔길래 검색해서 시판 이유식을 쟁였다.
매 끼니마다 다른 메뉴로 만들어주는 엄마들도 있던데, 나는 주로 죽이유식을 만들어 먹여서 하루 두-세 끼니가 같은 메뉴다. 괜찮아, 괜찮아 하다가도 손수 이유식을 정성스레 만들어 먹이면서(다양한 메뉴로!) 블로그에 레시피까지도 상세하게 기록해 다른 엄마들을 위해 정보 제공을 해주고 계시는 분들을 보면 또 한없이 작아진다.
나는 그분들만큼 아기를 사랑하지 않는 걸까? 라는 생각까지 이어진다.
어우, 이놈의 비교의식이 육아에서도 빼꼼 고개를 드민다.
다시 스스로에게 말한다.
얘야.
완벽하게, 너무 잘하려고 하지 말자.
그냥 해 내자. 서툴게 만들어도 만들고 있으니 이 과정 자체도 아름답다 여기자.
마지막 마무리는 이유식 먹는 우리 아가 사진으로.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