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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미국 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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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elles Adventure Nov 28. 2021

앗 골프가 신발보다 싸다!

1만 8천원에 18홀!

요번 여름에 가족을 보러 한국에 다녀왔다. 그 동안 엄마 아빠와 골프를 같이 칠 수 있도록 열심히 연습에 연습을 해서 갔다. 나도 코로나 시대에 골프를 시작한 한 사람. 심지어 골프 클럽까지 들고 갔다 헐ㅋㅋ 고등학교 이전엔 해외에 나가 본 적도 없고 비행기를 타 본 적도 제주도 빼곤 없었는데, 티비나 공항에서 골프 클럽까지 짐으로 부치는 사람들을 보며 "도대체 돈이 얼마나 많아야 비행기를 타는 데 골프 클럽까지 들고 갈까. 비행기도 비싸고 골프 치는 것도 비싸고 클럽도 비쌀텐데" 싶었는데 내가 이제 그러고 있다. 내가 그렇게 돈이 많은 것도 아닌데 이게 어떻게 가능하냐고?


참고로 골프 클럽을 가지고 간 이유는 에릭이 왼손으로 골프를 치기 때문이다. 아빠한테 물어보니 왼손잡이 용 골프채는 없을 거며 더더욱이 렌탈은 불가능할 거라고 해서 에릭 골프채를 들고 가자고 했고, 어차피 골프 클럽 부칠거면 내것도 합쳐서 같이 부치자 해서 부치게 됐다. 재미난 건, 에릭은 오른손잡이인데 배트를 휘두르거나 골프를 칠 때는 왼손으로 친다. 신기신기.


프로 골퍼 중에는 왼손골퍼가 꽤 있다.






1만 8천원의 행복



미국에서는 골프가 진짜진짜진짜 너무 싸다. 물론 대도시에 가면야 좀 비싸겠지만 내가 사는 이 시골 동네는 진짜 끝내주게 싸다. 보통 어느정도 큰 도시에는 (심지어 이 시골 동네도 도시라고 부르는 걸 보니 정말 웬만한 도시에는 다 있는 듯) 시에서 운영하는 골프장이 아예 있다. 상태가 막 엄청 좋진 않은데 그렇다고 못 칠 정도는 절대 아니다. 우리 동네에서 18홀을 돌면 $22, 약 2만 6천원 정도. 만약에 카트를 추가하면 $35로 4만원이 조금 넘는다. 세상에 정말 싸지 않나요...? 우리 동네에서 한 40분 정도 가면 약간 더 작은 도시가 있다. 여기는 겨울에도 문을 열어서 겨울에 연습하러 자주 갔다. 여긴 심지어 18홀에 $15이다. 헐... 18홀 도는데 1만 8천원 정도? 그러니까, 소도시 한정, 미국에서 18홀 도는 데 드는 값이, 한국에서 연습장 한 번 갈 때 쓰는 돈 보다 적다. 와우!



우리동네 골프장 모습. 왼쪽은 엄마 오른쪽은 약 5년 전 암것도 모르고 엄빠 따라 간 나.



골프 치는 것도 싸지만 골프 연습장은 더 싸다. 우리 동네 시에서 운영하는 골프장에서는 공 한 40개 든 큰 버켓은 $6 (7천원 정도), 한 20개 든 작은 버켓은 $4 (5천원 정도)이다. 근데 패스를 사면 더 싸다. 큰 버켓 20개 패스를 미리 사면 총 $100 (12만원 정도)인데 한 시즌동안 연습하기 매우매우 충분하다. 겨울에도 연다는 40분 거리에 있는 다른 시 골프장은 심지어 더 하다. 약 $120 (14만원 정도)를 내면 1년 내내 무제한으로 공을 칠 수 있다. 게다가 타석은 실내라서 (약간 주차장같이 생겼음ㅋㅋ) 히터도 나오고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칠 수 있다. 우왕 굿






골프를 하면서 약간의 인지부조화가 있다. 어릴 때부터 골프하면 배 나오고 부패하고 타락한 아저씨들이 막 비즈니스 얘기하면서 카트타고 다니는 이미지가 머리에 박혀 있었다. 그래서 난 절대로 골프같은 거 안 해야지 했다. 잔디 관리하느라 제초제 많이 쓰는 것도 맘에 안 들고. 근데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그토록 혐오(?)하던 골프를 내가 하고 있다. 헐! 코로나 시작되고 모든 미팅이랑 수업은 다 줌으로 하고, 하도 집에만 있다보니 머리도 아팠다. 밖에 나가서 걸으면 되지 않냐싶지만 의지가 약한 나는 막상 밖에 나갈 구실이 없으니까 계속 집에서 컴퓨터만 보고 앉아 있는 거다. 그러던 와중 친구가 골프 배워볼래?하길래 냅다 "진짜 뭐라도 해야겠다" 싶어서 시작한 게 골프다. 배우다 보면 재밌어질 줄 알았는데 근 6개월 정도는 아무리 연습해도 재미가 없었고 왜냐면 못쳐서... 따흑 그나마 레슨과 연습을 계속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왕 배운 거 엄마 아빠랑 같이 치면 좋겠다 싶어서 계속하게 됐다.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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