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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케일라KAYLA Mar 01. 2018

[한/불] 이민자 교육에서의 깨달음

국가를 이루는 시스템의 개념 차이에 대하여

  오늘은 교육받은 내용에 대해서 세세히 살펴보고자 한다.  

<프랑스의 의료 시스템, 교육시스템, 노동환경 및 법적인 의무와 책임감> 그리고 <개인의 취미활동 및 봉사>.   교육 이후 나는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말하자면 그동안 이십여 년 살면서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던 '노예'스럽던 마음이라던지, 굳이 취미생활을 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스포츠 활동을 해야 하는 이유는 또 무엇이며 사회에서 관계 맺고 살아가는 것의 중요함이라던지 아니면 세금을 내는 이유와 그 혜택의 폭에 대한 것이라던지.... 전반적인 것들에 대한 정보도 알게 되었지만 그것을 활용하는 법까지.... 정말 실용적인 시간이었다. 


 1. 의료시스템

프랑스에서는 Carte Vitale이라는 건강보험 카드가 있다, 90년대 혹은 2000년대 초까지 우리가 사용했던 국민건강보험증과 같은 맥락이다. 모든 프랑스인들에게 나오는 카드이고 동일한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여기서는 병원에 갈 때 이 카드를 꼭 가져간다. 의사 만나서 해당 카드를 내고 사보험이 있는 사람은 그 보험증까지 내면 의사가 해당 정보를 ‘국민건강공단’에 바로 넘기고 결제도 ‘공단-사보험-의사’ 간에 이뤄진다. 대부분의 것들은 이렇게 이뤄지는데 간혹 보험에 해당 안 되는 것은 개인이 금액을 지불한다.  

  내가 이 카드를 갖기 위해... 작년 5월부터 얼마나 기다렸는지...!!!!! 5월 결혼 후 모든 서류를 냈지만 받은 적이 없다고 해서 6월에 또 가져 다 냈는데.. 다시 정보 확인 불가 ^^ 그래서 허리 수술 후 8월에 서류를 다시 제출했으나 11월이 돼서 ‘한국어 원본’을 가져오라고...^^(니들이 한국말 알기는 하냐! 대사관 번역 공증해서 아 포스티 유해서 냈으니 그거 받으면 되는 건데 무슨 원본까지 -_-) 그래서 11월에 다시 한번 모든 서류 제출하고 ‘한국어’로 쓰인 원본도 냈고 이때 아예 음성 녹음까지 했다. 너무 오버하나 싶을 수도 있는데 어쩔 수 없다. 얘네들은 ‘책임회피’를 위해서 맨날 모른다, 누가 그랬냐, 사실이 아니다 등등 핑계를 대니까 이번에는 담당자 이름이 뭐냐부터 시작해서 모든 과정들에 대해서 내가 서류를 몇 번을 가져다 냈는지 등등 말해가면서(녹음되라고) 서류를 냈고, 이때에 담당자 ‘캘리’ 가 서류 겉면에 따로 편지를 썼었다.  

    - 마담은 지금 다섯 번째 서류를 내는 바이며 모든 서류 아포스티유 및 대사관 공증 번역을 잘 확인함. 한국어로 된 원본 서류도 보았고 번역본과 다름없음. 또다시 문제 발생 시 마담한테 바로 연락바람. 전화번호 888444993. 

  아무튼 이렇게 길고 긴 과정 끝에 곧 카드 발급이 완료된다고 연락받았다!!! 예쓰!!!!!

 

 그리고 이 내용에 대해서 교육받던 날 교육생들과 이야기했었는데, 알제리 아줌마 둘이 하는 말  

 프랑스가 일을 못하는 게 아니라 작년부터 아시아 사람들이 너무 많이 들어와서 모든 시스템에 서류 과부하가 걸려서 그래.”

헐, 무슨 소리? 아줌마 같은 아랍 사람들이 근 20년간 얼마나 많이 들어왔으며 당신들 때문에 세금이 얼마나 많이 세어나가고 있는데? 뭔 소리? 순간적으로 화가 치밀어서 싸우려다가.  

 ‘에휴, 저 아줌마랑 싸워서 뭐하냐? 내가 저 아줌마 이겨서 뭐하냐’  

라는 생각에 그냥 한 템포 참고 다시 수업을 들었다.  



2. 백년대계_교육에 대하여  

  프랑스에서는 CAF라는 지원센터가 있어서 갓난아기(생후 2개월부터)를 어린이집에 맡길 때라도 본인 소득에 따라 지원받을 수 있고 0세~3세까지였나 6세까지는 소득에 상관없이 고소득자라도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최근 바뀐 것이 있다면 한 자녀 가정에 대해서는 혜택이 많이 줄어들었고 두 자녀 이상부터 넉넉하게 지원이 가능하다고 한다.  

  이 나라의 의무교육은 6세~16세까지 이고 학비는 거의 안 내는데 급식비는 개인부담. 방과 후 교실도 있는데 이 또한 개인부담이다. 급식비는 매달 40유로 정도. 지역마다 학교마다 급식의 질 차이는 매우 크다고.... 

한 가지 재밌던 점은  

  유치원, 초등학교 : 동네 시청에 신청, 시청에서 관리 

  중학교, 고등학교 : 도에서 관리. 입학 역시 도청에 가서 정보를 찾고 학교에 찾아가서 직접 신청.  

    *선생님 왈 : 어린이는 동네에서 담당하고 아이가 자랄수록 국가의 개입이 커지는 것(시->도->국가로 개념 확장) 

  최근에는 실업계고등학교로의 입학률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고 사는 지역에 따라 동네에 고등학교(인문/실업)가 있는 곳도 있고 없을 경우에는 다른 지역으로 ‘유학’ 보냄.  


3. 노동에 대하여   

  - 이력서 : 출신 국가, 이름, 인종에 대해 적을 필요 없음. 사진은 자율이나 기왕 붙일 거라면 살짝 미소 띤 모습의 사진을 부착하는 것이 좋음. 이력의 공백이 있어도, 설상 아이 양육하느라 경력이 단절됐다면 그걸 ‘아이 양육’이라고 적을 게 아니라 좀 더 전문적인 느낌을 주는 단어를 사용할 것. 예:회계, 경영 

  -지원동기서  : 내가 이 일, 이 포지션에 얼마나 적합한 사람인가를 보여줄 것. 정확한 포지션을 적어줄 것. 예 : 까르푸에서 일하고 싶습니다 (X) -> 까르푸 계산원에 지원합니다.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 : “시켜만 주십시오, 뽑아만 주십시오 뭐든지 할 수 있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라고 말하고 적고 보여주는 것이다.  

혼자 다 하다가는 혼자 병 걸려 죽는다(실제 워딩임). 

  혼자 다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구 인구 직시 포지션을 적고 알리는 것이고 혼자 다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근로계약서를 적는 것. 

   따라서 근로계약서에 적힌 만큼, 그리고 그만큼을 회사가 노동임금으로 지불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만큼만’ 하면 되는 것. 승진을 하고 계급이 올라가면 그만큼의 책임이 늘어나는 것이고 또 그만큼의 임금이 늘어야 하는 것.  

  사장과 노동자 간의 문제가 발생했을 때 우리가 조언을 구하고 법적인 자문을 구할 수 있는 곳은 어디인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무료법률상담소, 자문 구하기 등등)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당신과 사장 간의 문제가 생겼을 때 ‘노조’는 항상 당신 뒤에 있다.”라고 하면서 노조 리스트 알려주고 적극적으로 우리가 행동해서 점점 사장과 노동자 간의 간격을 좁혀온 것이라고 알려주었다. 그러나 사장은 사장이고 노동자는 노동자인 만큼 일정 부분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들은 있지만 예전처럼 ‘노예’의 개념은 아니다. 여기까지가 교육에서의 이야기이고 밑은 나의 생각이다. 


  종종 웹상에서나 사석에서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해보면 

  "우리가 가져야만 했던 이유 없는 애사심(?), 노예 정신에 입각해서~ " 

  라고 말하거나 또는 나름 자연스럽게 매스컴에서 보여주는 

  "시켜만 주십시오, 뽑아만 주십시오 뭐든지 하겠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식의 대사들을 무심코 지나치면서 '왜'라는 질문을 했던가?  

그렇다. 우리는 왜 그래야 하는가? 사장이 돈을 주니까? 반대로 우리는 사장을 위해 일을 해주는데?

돈을 주니 그저 ‘고마운 마음에, 응당’ 열심히 일을 하고 뭐든지 해야 하는 걸까?  

절대 아니다. 혹자는 '거참 생각을 너무 계산적으로 한다' 볼 수 있고,  해줄 수 있는데 내빼는 나는 나쁜 사람인가? 생각할 수 있으나 명심하시길. 

그 회사는 당신 회사가 아니다. 사장의 회사이고... 사장을 위해 일하는 것이고 그래서 우리는 ‘근로계약서’를 쓰는 것이다. 계약서에 적힌 만큼 일하고 적힌 만큼 급여를 받으면 되는 것이지 여기서 더 덜하고 더 할 필요가 없는 것이고 그래야만 한다는 의무도 없다. 급여가 늘어나면 당연히 일을 더 해야 하고 나에게 더 많은 책임감이 주어지겠지만은 단순히 ‘돕는 마음’으로 이 모든 걸 다 지고 갈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4. 법적인 의무와 책임감에 대해

  이 부분에 있어서 선생님이 강조했던 것은 '이슬람 종교'....'히잡'이나 눈만 빼고 모든 신체부위를 다 가리는 '부르카'에 대해서 많이 이야기했는데.... 공적인 공간에 들어갈 시에는 절대 얼굴을 가리면 안 되고 공립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은 '히잡'착용 금지라고 한다. 공공수영장에서도 부르카 및 히잡 금지. 수영복만 가능. 몸을 다 가리는, 이를테면 한국의 서퍼 수영복 같은 것도 금지. 실제 우리 동네 수영장은 사시사철 비키니와 원피스 수영복만 가능하다. 서핑용으로 나오는 팔을 다 가리는 수영복은 안 됨. 수영선수용도 반바지 정도의 길이까지 허용한다. 

이유는 모르겠다. 대신 해변가에서는 부르카 착용이 '관습적'으로는 안 되지만 실질적으로는 '가능'. 왜냐면 이를 방지할 법 조항이 사실 없음. 여기는 최근에 생긴 개념이 Laïque 라익이라고 하는 종교자유의 개념인데... 이슬람이건 힌두교던 자기가 믿고 싶은 거 믿으면 되고 국가에서 종교지원 없고 종교 강요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주변의 위험과 위험을 겪는 사람에 대한 '의무'적 신고정신에 대해 말했다. 여기는 경찰도 국가경찰, 지방경찰, 순찰대로 나눠져 있는데 상황마다 어디로 신고해야 하는지 알려주었다. 

  이웃집에서 큰 소리가 나고 누가 맞는 소리가 난다면 동네 순찰대에 먼저 신고를 하면 거기서 와서 처리하고 구급대원을 부르던지 한다고. 제일 중요한 건 '어머? 이웃집에서 싸우나 보네?' 할게 아니라 '반드시 전화로 신고' 해야 한다는 것이다. 길거리에서 피 흘리고 있는 사람을 봤을 때, '어머? 피 흘리네?' 할 게 아니고 반드시 소방서에 신고해야 한다. 나중에라도 경찰이 조사했을 때 내가 그 길을 지나갔음에도 신고를 안 했다는 게 밝혀지면 방조죄로 처벌받거나 벌금을 문다는 사실. 

  그리고 여성폭력, 남성폭력 더불어 가정폭력에 대해서도 말하길.... 

  "프랑스는 처벌 금지 국가입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우리는 우리가 키우는 강아지나 고양이도 때리지 않습니다. 당연히 남편이나 동거인 또는 부인을 때리지 않습니다."

  "간혹 이러신 분들을 만나요. 우리 집 신랑은 저 때리는 거 빼고는 다 괜찮아요. NO! 애기한테도 잘하고 월급도 꼬박꼬박 갖다 주고, NO! 당신을 때린다는 그 자체에서 당장 그만둬야 해요."

  그러나 이런 가정폭력 속에서도 헤어진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법적인 소송을 해야 하고 아이가 있는 경우에는 더 복잡해지고 더군다나 외국인의 입장에서 이 모든 상황을 조절하기가 쉽지 않고 상황을 피하는 방법도 한계가 있으니 이런 사람들을 도와주는 센터가 있다. 임시거처 마련부터 법적인 도움을 주고 심리치료까지 담당해주는 곳이 있으니 절대로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됨.


5. 취미활동(봉사활동)과 스포츠 활동 적극 권장 : 사회와 관계 맺고 살아가기 위하여 

  "여러분, 여러분이 살고 계시는 동네 시청에 가시면, 각종 스포츠클럽 및 취미클럽 리스트가 있습니다. 그중에 선택해서 문의도 해보시고 활동하시면 됩니다." 

    "스포츠 활동을 위해 클럽 비용을 내는 것을 아깝게 생각하지 마세요. 물론 클럽마다 가격차이가 있지만 변하지 않는 것은 '건강'은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것이고 '수술비용'보다 훨씬 저렴합니다."

  그렇다. 허리를 아파보고 나니 '운동' 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 특히 '올바른 운동법'으로 운동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리게 깨닫고 있다.

  취미활동이나 봉사활동이 중요한 것은 사람들하고 '관계 맺기'가 중요하기 때문인데 대부분의 이민자들은 최초 이민 후 5년간은 생산활동(노동)을 못하는 경우가 많고 친구도 같은 이민자들끼리 맺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면 점점 고립되고 정보를 얻는 폭의 한계를 느낀다고 한다. 그래서 중요한 건 이웃사회에 들어가고 관계를 맺는 것인데 이를 위해서는 '우리 동네'에 있는 클럽 중 내 취향에 맞는 걸 골라서 활동하는 것을 적극 추천한다고... 혼자 집에 있는 것보다 사람들 만나서 이야기하고 어울리면 어휘력도 훨씬 늘고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되니까 선생님은 "제발 집에서 혼자 있지 말라"라고 신신당부를 하셨다. 

  그래서 나도 다음 주부터는 집 주변에 있는 공정무역 가게에서 자원봉사를 하기로 했다. 해당 가게는 자원봉사자들로 구성돼서 이뤄지고 활동하는 대다수는 은퇴하신 어르신들이다. 할머니, 할아버지랑 이야기하고 이야기 듣는 것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봉사하기에 정말 좋은 환경이라고 생각한다. 더 군다가 집이랑도 가깝고 본격적으로 몸 풀고 일하기 전에 사람들하고 어울리면서 어휘력도 조금씩 늘리고. 

  그리고 헬스장도 더 자주 꾸준히 가서 체력도 늘리고 적당히 에너지도 소비하고 몸 관리도 하고! 그리고 끝나고 집 돌아가는 길에 도서관 들려서 공부도 하고! 

  

  좀 더 효율적으로 시간을 활용하고 늘 나아가는 삶을 살아야지! 

  재활 및 허리가 아프다는 핑계 아닌 핑계로 너무 나태해졌다. 조금 더 활동적으로 살아야지! 그래야 잔병치레도 없어질 듯하다. 무엇보다 사람들 사이에서 어울리면서 내 에너지를 발산하고 또 힘도 얻고 싶다! 


  그럼 여러분 건강이 최고인 거 아시지요? 항상 몸 관리 잘 하시고... 오늘도 좋은 하루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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