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치알디니는 판매원들의 조작된 기만술에 의해 원치 않는 제품을 구매할 때마다 그런 자신을 탓하며 원망했다. 그러나 그는 거기에 머무르지 않았다. 대학교수라는 타이틀에 얽매이지 않고 몸소 판매회사에 입사해 그들이 가르치는 설득의 기술을 직접 배우고 익히기까지 했다. 그리고 마침내 [설득의 심리학]이라는 저서로 세계에서 가장 인정받는 설득 심리학의 대가가 되었다. 그가 가졌던 문제의식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사회적 증거 원칙을 조작해 소비자를 기만하고 우롱하는 이들의 부당이득을 척결하고 자신을 포함 수많은 소비자들을 보호하는 데 있었다고 할 수 있다.
82년생 이지영 씨의 아버지는 평생 트럭 운전을 하셨으나 나중엔 그마저도 여의치 않았고 어머니는 초등학교도 졸업을 못한 채 호떡 장사, 간병인 등을 하며 겨우 생계를 꾸려나가야 했다. 그녀는 교복 살 돈이 없어 선배들의 교복을 물려받아 입어야 했고, 남이 다 푼 문제집을 주워서 공부해야 할 정도로 요즘 세상치고는 보기 드물게 가난한 가정에서 자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자신이 처한 환경을 결코 탓하지 않았다. 오히려 독기를 품고 공부를 하여 당당히 서울대에 입학하였으며 이후 강남의 일타강사로서 이름을 떨치게 된다. 2014년도 이후 연평균 소득이 100억 이하로 내려가 본 적이 없는 그녀는 그야말로 걸어 다니는 중견기업이 되었다. 그녀가 가슴속에 늘 품었던 문제의식은 이랬다. "오늘날의 많은 학생들이 부모님을 잘 만나서 금수저 또는 다이아 수저여야지만 성공한다는 인식을 깨주고 싶었습니다"
꼭 세계적인 명성이나 많은 부를 이룬 사람들의 이야기에만 특별함을 부여할 필요는 없다. 내 주변만 둘러보아도 자신의 일에서 나름의 문제의식을 가지고 이 사회에 기여하시는 훌륭한 분들이 많다. 대표적으로 가인지 캠퍼스의 김경민 대표는 100인하 사업장을 이끄는 사장님들을 위한 경영 컨설팅이 필요하겠다는 문제의식으로부터 출발했다. 이른바 Under-100 기업을 위한 한국의 맥킨지를 표방한 것이다. 기존의 대기업 위주 경영 컨설팅과는 차별화된 서비스로 승부해 적어도 이 영역에서만큼은 가장 영향력있는 기업인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가인지에서 운영하는 사장님들이 모인 단톡방에서는 오늘도 뜨거운 열정의 메아리들이 실시간으로 울려 퍼지고 있다.
문제의식. 그렇다 겉으로만 보기엔 문제의식이 있든 없든 직장인은 다 같은 직장인이고, 사업가는 다 같은 사업가이며, 마치 일을 가진 이 땅의 모든 이들은 다 같은 직업인들로서만 보일 뿐이다. 하지만 문제의식을 가지고 일을 대하는 사람들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다음과 같은 힘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것은 곧 변화를 리드하는 추진력이요, 세상을 바꾸어가는 탁월함이다. 무엇보다 자신들이 왜 이 일을 하는지에 대한 뚜렷한 목적과 가치가 서려 있기에 함께 하는 이들은 어떤 경우 이유도 모른 체 그 속으로 빨려 들어가곤 한다. 나는 이를 "긍정의 변화로 이끄는 블랙홀"이라 부르고 싶다. 이즈음에서 하나 묻고 싶은 게 생겼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은 당신의 일에서 어떠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임하고 있는가? 물론 문제의식이 없다고 잘못된 것은 아니다. 그저 묻고 싶을 뿐이다. 또한 내게 대답하실 필요도 없다. 하지만 한 번쯤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스스로 내려보시는 것도 의미 있는 시간이 되리라고 생각된다.
나는 대한민국 기업영업의 전문화를 위해 글을 쓰고 교육하는 일을 하고 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이 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사업 실패 후 한국표준협회라는 곳을 직접 찾아가 강의 기회를 얻어냈다. HR의 H 뜻도 모르던 시절 누가 40 중반이 넘은 듣보잡에게 강의 기회를 주겠는가? 운이 좋았다. 결국 2018년 1월. 시간당 7만 원을 받고 8시간짜리 영업관리자 교육으로 기업교육 시장에 데뷔했다. 일주일 후 세금을 떼고 545,000원이 통장에 입금되던 날. 난 두 번의 눈물을 흘려야 했다. 첫 번째 눈물은 이제는 직원 월급과 사업체 운영비 조달에 신경 쓰지 않고도 돈을 버는 길이 생긴 것에 대한 감사의 눈물이었고 두 번째 눈물은 인간의 간사함이 드러난 눈물이었다. 인생에서 첫 번째 기업교육 그것도 8시간 교육을 위해 거의 한 달간을 죽도록 고생하며 준비했는데 고작 그 정도의 강의료라니.
당시 내가 가진 첫 번째 문제의식은 어떻게 하면 시간당 단가를 빠르게 올릴 것인가에 대한 것이었다. 이를 위해 구체적인 목표와 치밀한 전략 그리고 꾸준한 노력이 필요했다. 결국, 난 3년 안에 최대 7자리 시간당 단가를 달성했으며 지금은 국내 산업 교수자 중 가장 높은 수준의 강의료를 받고 있다. 그 이후에 찾아든 또 하나의 문제의식은 어떻게 하면 이 일을 지속 가능하게 그리고 보다 가치 있게 만들 것인가였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과거의 기억으로부터 찾아들어 왔다. 바로 오늘날까지도 분명하게 존재하고 있는 영업에 대한 사람들의 잘못된 편견과 인식을 바꾸어야겠다는 일종의 책임감 같은 것이 생겨난 것이다. 가령, 마케팅은 전략적이고 영업은 전술적이라든지, 영업은 그저 마케팅에서 만든 정책을 고객에게 전달하고 제품이나 밀어내는 혹은 팔아내는 기능으로만 여기는 것들이었다.
더 나아가 기업 내 영업인력들이 갖고 있는 고충을 잘 아는 나로서는 어떻게 하면 이들이 진정한 영업 전문성으로 무장해 자존감과 자신감을 한껏 가지고 일하게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기업의 영업조직들이 고객의 가치를 실현해 지속 가능한 성과를 내게 할 수 있을까에 모든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영역들은 문제의식으로부터 출발해 이젠 하나의 비전으로, 사명감으로까지 자리 잡게 되었다. 참고로 일찍이 세일즈와 마케팅이 발달한 미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변호사나 의사의 지위에 버금갈 정도로 레인메이커(최고의 영업성과자를 지칭)들의 위상이 높아진지 오래다. 그리고 기업 경영의 차별화가 고객 접점의 세일즈 영역으로 확장해가고 있는 이러한 경향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나의 문제의식들이 켜켜이 쌓여 만들어낸 비전과 신념, 사훈을 공유하며 이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내가 힘들 때마다 이 문장들은 나를 일으켜 세워주는 큰 에너지를 공급해 준다. 앞으로도 시시때때로 부족하고 연약한 나를 이끌어주는 추진력이요 탁월함이 되어주길 바라며...(여러분도 한번 작성해 보시길 권한다. 분명 자신의 일에 도움이 될 것이다)
▶비전 : 기업 내 영업주도조직 구축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과 성공을 돕는 대체불가 기업교육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