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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쭈이날다 Nov 07. 2021

광안리 수변공원 빨간 등대에서 회 피크닉

광안대교 야경을 보며 회에 맥주 한잔


찬바람의 기운이 사그라들고 햇볕 좋고 따뜻한 바람이 불어올 땐 광안리 수변공원으로 피크닉을 간다.

댄스학원 수업이 끝난 어느 날, 동생들의 제안으로 수변공원으로 놀러 갔다. 수변공원 하면 시끌벅적하고 각종 먹거리를 사서 돗자리를 깔고 술 한잔 하면서 노는 곳이라고 알고 있었다. 내가 아는 수변공원은 언제나 사람이 많고 시끄러운 곳이었는데 동생들이 우리가 아는 그 수변공원 말고 그 옆에 조용하면서 좋은 자리가 있다며 가자고 했다. 거기가 수변공원 옆 빨간 등대가 있는 방파제였다.  방파제는 좁고 길어서 돗자리를 일자로 깔아서 바다와 광안대교를 바로 앞에서 볼 수 있어서 자리도 넓고 조용한 곳이었다.

바다도 바로 보이는 데다가 조용하기까지! 신나는 피크닉을 위해 서둘러 수변공원 빨간 등대 방파제로 향했다. 날씨가 너무 덥기 전 바람에 시원하고 선선하게 불던 5월은 피크닉 가기 딱 좋은 시기였다.



피크닉 도시락 메뉴는 단연 회! 바닷가가 많은 부산의 큰 장점은 바로 신선한 회를 언제든 먹을 수 있다. 광안리로 피크닉을 간다면 나의 원픽메뉴는 회 도시락이다.

수변공원 근처에는 회를 구입할 수 있는 가게가 굉장히 많다. 그중 우리가 방문한 곳은 광안리 수변공원 가까이에 위치한 민락 어민 활어직판장이었다. 이곳은 1층에서 회를 구입 후 2층에서 바로 먹어도 되고 포장도 가능하다. 2층에서 한상 제대로 차려서 먹어도 좋지만 시원한 바닷바람에 광안대교 풍경을 보며 먹는 회 맛을 즐기기 위해 포장을 하기로 했다.



직판장 안에 들어서면 많은 회를 구입할 수 있는 수많은 가게가 있었다. 아마 자주 오신 분들이라면 본인들이 선호하는 단골집 한 곳쯤은 있을 것이지만, 당시 직판장을 처음 방문한 우리는 많은 가게 중 어딜 가야 할지 고민하며 내부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우리가 지나갈 때마다 사장님들의 영업이 시작되었고 약속이라도 한 듯 한 가게 앞에 멈춰서 사장님의 설명을 듣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친절하게 잘해주셨던, 나의 단골집이 된 17호 단성호다.

사장님은 당시 제철 회인 밀치를 추천하셨다. 4,5월이라면 제철인 보리숭어회를 6월엔 밀치 회를 추천받았었다.

5월 말에 방문했을 땐 이미 보리숭어가 다 들어가서 사장님의 추천으로 제철 회인 밀치 회에 우럭회를 섞어서 구입을 했다. 회를 구입할 땐 매운탕을 끓여먹을 예정이라면 따로 말씀드리면 매운탕 끓일 수 있게 뼈와 머리를 챙겨주신다. 쌈장과 쌈채소, 매운탕 양념 및 야채 재료는 따로 판매하는 코너에서 구입할 수 있다. 쌈장, 쌈채소까지 구입하고 나면 준비 끝이다.



회와 맥주, 과자 등 먹거리를 준비한 후 내가 제일 좋아하는 피크닉 장소인 수변공원 옆 빨간 등대 방파제에 도착했다. 수변공원보다 비교적 조용한 데다가 광안대교 풍경이 바로 앞에 한눈에 보여서 이곳으로 오게 된다. 빨간 등대 앞을 좋아하는 분들이 많아서 여기도 자리를 잡으러 빨리 와야 하는 곳이다.



이곳을 좋아하는 이유는 바로 이것! 광안대교 때문이다.

광안대교는 그냥 바라만 봐도 너무 좋은 곳이다. 모래사장에서만 바라보던 광안대교를 방파제에 앉아서 바라보는 건 색다른 느낌이었다.


돗자리를 펴고 앉으면 바로 보이는 풍경이 이 넓은 바다와 함께 보이는 광안대교이다. 속이 탁 트이는 장관이다. 바닥에 돗자리를 깔고 회를 세팅하고 나니 광안대교 불이 켜지기 시작했다. 불이 켜진 광안대교는 오후에 볼 때와는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이 풍경과 함께하는 회라니! 바다 풍경과 바람이 회와 함께하니 회가 더 맛있어지는 곳이다.



쌈장, 초장, 생마늘과 고추, 쌈채소까지 풀셋으로 구매를 하고 세팅하고 나니 한상차림이 완성되었다.

회 먹을 땐 역시 쌈채소와 각종 양념인 쌈장, 초장, 고추냉이 간장을 빼놓을 수 없다.


내가 구매한 건 밀치 회와 우럭회 2kg인데 양도 제법 많다.

선홍빛회가 바로 밀치다. 밀치가 생소할 수도 있는데 밀치는 가숭어를 말한다. 가숭어를 부산에서는 흔히 밀치라고 불린다. 가숭어는 숭어와 그 모습이 엄청나게 흡사하지만 눈 색깔이 다른데 눈(홍채 부분) 색깔이 이상하리만치 노랗게 빛나는 것이 바로 가숭어 즉 밀치라고 한다. 밀치를 회로 썰어놓고 보면 선홍색 형합육위에 기름층이 낀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게 바로 제철이고 가장 맛있다는 증거다.

밀치의 식감은 아삭아삭하면서도 쫄깃하다. 꼬들꼬들하며 씹히는 맛이 너무 좋다. 아삭하면서도 고소하고 육질이 단단하여 쫄깃하면서 오도독 씹히는 식감이 특징이다.

씹었을 때 딱 아삭한 식감이 정말 매력적인 회가 보리숭어와 밀치이다. 나는 아삭한 식감을 좋아해서 보리숭어랑 밀치를 가장 좋아한다. 보리숭어와 밀치를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는 4-6월이 나에겐 1년 중 가장 행복한 시간이다.



해가 슬슬 지기 시작하면 광안대교의 색색깔의 조명이 켜지면서 아름다운 야경의 서막이 열린다. 야경이 켜지면서 차가운 밤바다의 바람이 불어온다. 낮에 날씨가 따뜻해도 저녁의 차가운 바람을 막기 위한 바람막이를 꺼내 입기 시작했다.



해가 지고 깜깜한 저녁에 되면 광안대교 조명이 색색깔로 바뀌면서 빛나기 시작한다. 한낮의 광안대교와 달리 밤의 광안대교는 색색깔의 옷으로 갈아입는 듯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한다. 아름답게 빛나는 광안대교 야경은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진다. 바다에 광안대교의 화려한 조명이 물결을 이루는 풍경이 더해지면 황홀한 야경이 비로소 완성된다.



아름다운 광안대교 야경과 싱싱한 회와 함께라면 시원한 맥주가 빠질 수 없다. 이 시원한 맛에 막힌 속이 뻥 뚫린 듯 개운해진다. 이 매력적인 광안대교 야경 때문에 나는 늘 이곳으로 오게 된다. 아름다운 광안대교 야경을 보면서 앉아있을 때 이 순간의 행복감은 말로 설명할 수 없을 만큼 황홀하다. 힐링이라는 게 이런 것이다 라고 생각이 든다.

이 순간만큼은 싱싱한 회와 광안대교의 야경으로 일상에서의 스트레스를 이곳에서 훌훌 털어버린다.

코로나로 많은 것이 멈춰버린 지금 예전의 일상이 이런 힐링이 그리워진다. 코로나가 끝난 후 일상이 회복되고 봄이 되면 나는 또 이곳으로 힐링하러 올 것이다.




<광안대교 조명 정보>


광안대교의 조명은 계절별로

점등시간과 조명 연출이 각각 다르며

점등시간 정보는 다음과 같다.


봄(3~5월), 여름(6~8월),

가을(9~11월), 겨울(12~2월)

※ 4계절마다 각각 다른 조명으로 연출


평일(일-목) : 일몰 - 24시,

주말(금-토) : 일몰 - 02시

5, 6, 9, 10월  평일(일-목) : 일몰 - 01,

주말(금-토) : 일몰 - 02시

7월-8월 및 공휴일, 공휴일 전날 : 일몰 - 02시

(※ 일몰 시간은 한국 천문연구원에서 자료 제공)


※ 이벤트 조명 연출 : 매일 3회(20:00, 21:00, 22:00)

- 약 10분간 음악에 맞춰 춤추는 조명 연출

※ 레이저 쇼 : 매일 3회(20:30, 21:30, 22:30)

– 약 10분간 연출


<위치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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