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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길을 찾는 농민들

by 라이프파인

(1편, 2편의 이야기에 이어서 작성됩니다)


뼈아픈 실패 속에서도 희망의 싹은 자라고 있었습니다.

다행히 비닐하우스에서는 고부가가치 작물을 친환경으로 재배해 꾸준히 수익을 내며 조합원들이 자신감을 얻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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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농업 전문가를 채용해 교육하고, 친환경 기업의 정기적인 모니터링을 받으며, 농민들은 '생존'을 위한 농사가 아닌 '상품'을 파는 농업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 성공을 발판 삼아, 우리는 노지에서 재배할 현실적인 대안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토양 검사 결과 '줄기콩'이 최적의 작물임을 확인했고, 시범 재배에도 성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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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기업과 미팅하던 중, 운명처럼 우리의 작물에 관심을 보이는 파트너를 만났습니다.

모리셔스에 본사를 두고 유럽으로 줄기콩을 수출하는 기업이었습니다.

수도 키갈리와 가깝다는 지리적 이점과 안정적인 공급 능력을 내세워, 우리는 시장 가격(kg당 300원)의 두 배가 넘는 650원에 계약을 체결하는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연간 11톤의 줄기콩을 수출하며 농가 소득은 눈에 띄게 안정되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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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는 기적 같았습니다.

공동농장의 연간 총판매 수익은 1차년도 약 727만 원에서 3차년도 약 2,224만 원으로 3배 이상 급증했습니다. 비닐하우스 수익은 더욱 경이로웠습니다. 1차년도 약 20만 원에 불과했던 수익이 3차년도에는 451만 원을 돌파하며 무려 22배나 성장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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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은 또 다른 기회를 불러왔습니다.

중국 수출 기업과는 고추 계약을 맺었고, 여러 업체에서 비료와 퇴비를 공급하겠다는 제안이 쇄도했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이제 협동조합이 외부 지원 없이 스스로의 힘으로 버섯 재배 시설을 구축해 새로운 소득원을 창출하기에 이르렀다는 점입니다.

아무것도 없던 땅에 기업들이 찾아오고, 농민들은 스스로 작물을 선택하고 미래를 계획하기 시작했습니다.

'자립'이라는 기회가 마침내 그들 앞에 현실로 다가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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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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