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3월 24일의 수습일기
평화로운 동네에도 마약이 있었다. 지난 15일 서울 종암경찰서 월곡지구대는 분실물로 들어온 가방 속에서 수상한 물건을 발견했다. 바로 대마였다. 종암경찰서 생활범죄수사팀은 주인에게 모르는 척 “가방을 찾아가라”고 했고, 그 자리에서 마약 소지자를 검거했다고 한다. 관할구역도 작고, 그마저도 재개발 중이라 주민 수도 적은 종암경찰서 관내에서 일어난 일이다.
우리나라 곳곳에 퍼져있는 마약을 뿌리 뽑아야 한다. 요새 들어 마약은 그 어느 때보다 뉴스에 자주 등장한다. 예전처럼 연예인들만 마약에 연루되는 것이 아니다. 클럽 버닝썬 사건과 관련된 사람들도, 교육방송 이사장의 아들도 마약으로 논란이 됐다. 호텔신라 사장 역시 프로포폴 투약 의혹을 받고 있다. 그 뿐 아니다. 환각작용을 일으키는 아산화질소가 ‘해피 벌룬’이라는 이름으로 오용되기도 했다. 이처럼 우리 일상 곳곳에 마약이 스며든 것이다.
마약 근절을 위한 대대적인 노력을 해야 할 시점이다. 먼저 마약의 유해성을 제대로 알려야 한다. 지금은 합법인 술과 담배보다 마약의 유해성이 더 알려지지 않은 게 현실이다. 우리는 마약이 나쁘다는 건 알아도 정확히 왜 하면 안 되는 건지, 뭐가 좋지 않은 건지는 잘 알지 못한다. 클럽에서 쉽게 마약에 손대게 되는 것이나 해외에서 호기심에 마약을 해보는 일이 적지 않게 일어나는 이유다.
한 번 마약을 한 사람의 재범 방지도 중요하다. 마약 중독의 재범률과 재수감률은 모두 40% 내외다. 최근 아이돌 출신 배우 차주혁 역시 출소한지 12일 만에 또 마약을 하다 체포됐다. 그런데도 마약 중독 예방과 중독자 치료·보호 예산은 1억원을 조금 넘는 정도다. 금연 관련 예산(1467억원)의 1000분의 1도 안 된다. 그만큼 예산이 부족하단 거다.
최근 경찰청은 전국 27개 경찰서에만 설치된 마약전담팀을 전국 모든 일선경찰서에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과연 우리는 마약과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