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라쿠나 Jul 17. 2024

청년수당, 누군가에겐 삶의 수단

2019년 3월 28일의 수습일기

“카페 안 가고 카누만 마시면서 살면 살 수는 있죠.”


 5년째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전모(27)씨의 말이다. 전씨는 서울 소재 대학교에 입학하면서 고향을 떠나 서울살이를 하고 있는데, 한 달 생활비가 최소 100만원은 든다고 했다. 아껴서 살면 조금 덜 쓰고도 살 수야 있겠지만, 최소한 사람답게 살기 위해 그 정도는 필요하다는 게 전씨의 생각이다.


 청년들도 사람답게 살아야 한다. 친구를 만나면 카페에서 커피 한 잔 정도는 할 수 있어야 하고, 아프면 걱정없이 병원을 갈 수 있어야 한다. 청년들이 마음 편히 그럴 수 없는 이유는 돈 때문이다. 전씨는 “가끔 이러다 아프기까지 하면 어떻게 하나 걱정이 된다”고 했다. 이런 전씨가 가장 인간답게 살았던 시기는 청년수당을 받을 때였다고 한다.


 청년들에게는 청년수당이 필요하다. 지금의 청년수당은 일정 수준 이하 소득 가구의 미취업 청년들에게 3∼6개월 동안 월 30만원에서 50만원 사이의 현금 지원을 하는 사업을 말한다. 현재 서울 등 14개 기초·광역 지자체에서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조사에 따르면, 청년들의 취업준비금으로는 월 45만원 정도가 필요하다고 한다. 전씨는 서울시에서 청년수당을 받아 다니고 싶었던 학원을 다니고, 건강을 위해 운동도 할 수 있었다.


 청년수당은 진로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기도 했다. 대학원생 김모(26)씨는 청년수당 덕분에 대학원을 진학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청년수당을 받는 기간 동안 생활비를 벌기 위해 했던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거나 시간을 줄여 대학원 준비에 몰두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혹자는 청년들이 청년수당을 받아 헛되이 쓰거나, 해이해져 사회진입이 더 늦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하지만 청년수당을 받자고 일부러 취업하지 않을 청년이 얼마나 될까. 청년수당이 잘못된 용도로 쓰이거나, 필요하지 않은 사람에게 가는 걸 막기 위해선 제도를 보완하면 된다. 힘든 청년들에게 청년수당은 삶의 수단이 될 수도 있다.

작가의 이전글 난민 외면하는 난민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