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각/귀인 오류의 감소방안
아무리 작은 회사라도 운영을 하다 보면 결정을 해야 하는 순간이 참 많다. 작년에 AI 트렌드에 탑승해 보고자 AI 기능을 넣은 결정이 올해 AI B2B 사업을 하는 것으로 연결될 줄 누가 알았을까. 이처럼 결정을 할 때 그게 어떤 효과가 있는 결정이었는지도 시간이 지나야 알게 되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결정을 할 때나 심지어 뭔가를 결정하지 않고 그냥 둘 때도 지금 이대로를 유지하는 것이 과연 맞는 걸까? 고민될 때가 많다.
조직행동론을 보면 많은 귀인오류와 지각오류가 등장한다. 남이 잘못했을 때는 외부 상황요소에 의해 그 일이 발생했을 가능성을 과소 추정하는 근본귀인오류, 내가 잘못했을 때는 상황이 어쩔 수 없었다고 생각하는 행위자-관찰자 편견, 자신이 한 일에 대해서는 성공가능성을 객관적인 확률보다 높게 지각하는 통제의 환상 등등. 어쩌면 스타트업을 시작한다는 것 자체가 망하는 80%가 아니라 살아남는 20% 안에 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 통제의 환상일 수 있다.
면접자 교육에도 지각오류는 필수로 들어간다. 후보자의 작은 특성만으로 모든 측면을 평가하는 후광효과나 뿔효과, 맨 처음에 본 후보자나 맨 마지막에 본 후보자를 더 잘 기억하게 되는 초두효과나 최신효과 등이다. 사람이니 완전히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는 없지만 이런 오류에 대한 교육은 잘못된 판단을 줄여줄 수 있다. 의사결정을 더 잘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내용으로 행정고시나 노무사 등의 국가고시에도 귀인 오류는 단골 출제 문제기도 하다.
이런 오류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공통 방안이 책에 쓰여있는데 공감이 되어서 기록해 본다.
1. 목표에 집중한다
2. 우연적 사건에서 의미를 찾으려 하지 않는다
3. 신념과 일치하지 않는 정보를 탐색한다
4. 대안을 다양하게 만들어 선택 영역을 확대한다.
지난해 걱정이 많았던 시기에 부정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시간을 많이 보냈다. 그러다보니 나의 생산성이 마음에 안들어 견딜 수 없었다. 지금은 걱정을 하더라도 지금 해야 하는 중요한 일, 즉 목표에 다시 집중하고 일로 돌아갈 수 있게 되었다. 다만 목표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부정적인 생각에서 벗어나 생산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에너지가 필요하다. 목표 집중이 말이 좋지, 진짜로 하려면 그만큼 개인의 내부적 에너지가 많이 쓰이기 때문에 자신의 내면이 소진된 상태라면 어떻게든 그것을 충전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탈탈 털렸을 때조차 나 자신을 구원해 낼 사람은 역시 나 밖에 없다는 것을 더 절실히 알게 된다.
또 우연적 사건에서 의미를 찾지 않고, 신념과 일치하지 않는 정보를 탐색하는 것도 역시 쉽지 않은 일이다. 내 경우에는 배울만한 예시로 함께 일하고 있는 남편이 있다. 남편은 개발을 하다 막히면 자기가 생각했던 것과 완전히 다른 방식의 재시도를 해야 일이 잘 풀린다는 말을 한 적이 있었다. 방금까지 자기가 시도했던 방식을 버리는 것도 어떤 면에서는 자신을 부정하는 일이 될 수 있어 쉽지 않을 때가 많은데 그런 일을 늘 하는 직업이 개발자구나, 싶었다. 또 그는 자신과 다른 신념을 가진 사람들의 생각을 궁금해하고 정치적으로도 자신의 정치색과 반대되는 개념을 설명하는 기본서를 찾아 읽는다. 좋아하는 책도 잘 안 읽는 나로서는 신기한 대목이기도 한데, 이런 식으로 정보탐색을 하는 것이 오류로부터 벗어나는 좋은 방법이구나, 가까이서 느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지금 깨어있는 것이 맞나? 뭔가를 잘못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조급해질 때가 있는데 그런 조급함이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서 온다는 것을 감지하고 다시 하던 일로 되돌아가는 그런 일상이다. 스타트업 하다 보니 어떤 면에서는 생활이 더 단순해지고 그로 인해서 편안해지는 것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