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사이다 Dec 07. 2015

캐나다 공항에서 여권 분실시 4가지 대처 방법!

캐나다 도착 1시간 만에 여권 3개를 잃어버렸다.

캘거리 공항 인근 호텔에 체크인을 하고 시계를 보니 오후 8시. 인천공항을 출발한지 18시간 만에 첫 번째 숙소에 도착했다. 전자레인지에 햇반을 돌리고 전기포트를 꺼내 건조 국을 끓여 김과 밑반찬으로 늦은 저녁을 먹으니 10시가 넘었다. 부랴부랴 아이들을 씻기고 잘 준비를 했다. 끔찍한 첫 날을 보낸 여독 탓인지 아이들과 아내는 금방 잠들었다.


캐나다 도착 1시간 만에 여권 3개를 잃어버렸다.


불과 10시간 전, 밴쿠버 공항에서 입국심사를 거치고 나온 뒤 여권 3개를 분실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했다. 인천 공항을 출발한지 24시간 넘게 한 숨도 못 자 온 신경이 곤두서 있는 데다 처음 겪어 보는 엄청난 사건을 어떻게든 해결해야 하는 터라 미치도록 피곤했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


심약한 정신을 붙잡고 느려 터진 호텔 Wifi에 접속했다. 여권 복사본이 있으니 여행 일정에 다소 차질이 있겠지만 다음날 캘거리에서 재발급을 받으면 되겠다 애써 마음을 가라앉히며,  '캘거리에서 여권  재발급받을 수 있는 방법'을 검색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캘거리에는 교민수가 많지 않아 영사관이 없는 것이었다. 가장 가까운 영사관은 차로 10시간 넘게 걸리는 밴쿠버에 있었다. 머리가 지끈거리며 아파왔다. 제정신이 아니다 보니 이러다 국제 미아가 되는 거  아닌가?라는 황당한 생각도 잠시 스쳤다.


캐나다 주재 한국대사관/영사관은 '오타와, 몬트리올, 토론토, 밴쿠버' 4개 도시에 있다. 여권을  재발급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한국대사관 혹은 영사관에 직접 방문해서 분실 경위서와 함께 재발급 신청을 해야 한다.




캐나다 공항에서 여권을  잃어버렸을 때는!


왼쪽 녹색 표지는 전자여권, 파랑색 표지는 본국으로 귀국할때 1회만 사용가능한 임시여권(여행증명서)


Tip 1. 일단 어딘가 앉아라!

워낙 말도 안 되는? 일을 겪은 상태라 제정신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그 상태에서 돌아다니다간 헛된 시간만 보내게 될 가능성이 높으니 일단 어딘가 앉자. 한 숨을 크게 몰아 쉬고 물이 있다면 한 모금 마시자. 그리고 정말 믿기지 않겠지만 여권이 없어졌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자. 여력이 있다면 공항에서 지나온 내 행적을 기억해 내서 상세히 적어 보자.


Tip 2. 분실물 센터에 문의해라!

여권 분실됐다고 주변 공항 직원에게 얘기하면 대부분 자기 담당이 아니라 권한이 없으니 Information Center에 가서 접수하라고 한다. 물론 Information Center에 가서 분실 신고를 하고 탐색 요청은 반드시 해야 하지만 낯선 공항에서 Information Center를 찾는 것도 시간 낭비거니와 접수만 하는데도 많은 시간이 허비되며 내 정신 상태은 더욱  황폐해질뿐이다.


추천하는 방법은 우선 주변에 있는 공항 직원 아무에게나 가서 여권 분실 사실을 알리고 혹시 분실물 센터에 접수된 여권이 있는지 확인을 해 달라고 부탁해 보는 것이다. 공항에서 분실된 모든 물품은 분실물 센터에 모이기 마련이다. 일정  시간마다 계속  확인해 보는 게 좋다.


애석하게도 내게는 이런 팁을 주는 사람은 없었다. 시키는 대로  Information Center을 어렵게 찾아 가서 사정을 설명하고 대기했다. 하지만 1시간 만에 돌아온 답변은 '찾지 못했다. 우리는 더이상 해 줄게 없다'라는 분노 유발 답변 외에는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했다. 오히려 우리를 불쌍히 여긴 국내선 연결구간 공항직원이 분실물 센터에 계속 확인하다가 내 여권을 찾아줘서 그나마 최악의 상황을 벗어날 수 있었다.


information Center에서 분실물 신고를 하려면 모든 정황을 담당 직원에게 설명하고 직원의 질문에 답을 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친절하긴 하지만 그 과정이 20분 정도 소요된다. 게다가 접수 이후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담당 직원을 응시하며 여권을 찾았다는 기쁜 소식을 전해주길 간절히 바라며 시간을 보내는 일 밖에 없다.


Tip 3. 캐나다 주재 대사관(영사관)에 연락해라

주중 근무시간에는 여권 담당 대사관(영사관) 직원에게 전화를 걸어  연락하면 된다. 근무시간이 종료된 야간 혹은 휴일인 경우에는 비상 당직 연락처로 전화를 하면 된다. 바로 받을 수도 있고 음성메시지 함으로 가는 경우도 있다. 음성메시지 함에 진입하면 한국어 대신 영어가 반겨주니  당황해하지 말고 음성 메시지 녹음을 할 수 있는 번호를 신중히? 잘 눌러보자. 녹음이 시작되면 여권이 분실된 정황을 상세히 얘기하고 연락 가능한 전화번호도 함께 남겨야 한다.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웬만하면 대사관(영사관) 당직자는 음성 메시지를 확인한 직후 바로 연락을 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캐나다 주재 대사관(영사관) 민원처리 수준은 매우 높으니 문제가 발생하면 적극적으로 연락을 취해 도움을 요청해 보자.


밴쿠버 영사관 비상 당직 연락처 : (604) 319-2166 또는 (604) 313-0911

토론토 영사관 비상 당직 연락처 : (416) 994-4490


이 글을 빌어 야간임에도 불구하고 친절하게 상담해 주신 밴쿠버, 토론토 주재 영사관 직원분과 항공사 슈퍼바이저와 직접 협상해서 캘거리에서의 여정을 보호해 주시고 여권 없이 토론토까지 무사히 갈 수 있도록 협의해 주신, 캘거리 REDFM 전아나 국장님께 감사드린다.


Tip 4. 여권 없이 캐나다 국내선을 탈 수 있다?

입국이 완료된 상태에서 여권이 분실됐더라도 ID를 대체할 수 있는 국제 운전면허증이 있다면 국내선 비행기는 탈 수 있다. 만약 총영사관/대사관이 위치한 이외의 지역에서 여권 분실 후 재발급을 위해 국내선 비행기를 타야 한다면 국제 운전면허증으로 ID 확인을 대체할 수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캐나다 여행 중 짧은 소식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