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티에게
아이를 키우기 위해선 온 마을이 돕는다는 말이 있다. 그중에서도 마을에 있는, 아이를 키워본 분 어른들의 도움이라면 반드시 필요하지. 암 그렇고 말고.
키티야, 너는 요즘 산후 조리사라는 분의 넘치는 사랑을 받고 있다. 지금 만남이 기억나진 않겠지만 네가 세상에 처음 나와 적응하는데 큰 도움을 주신 분이란다. 물론 엄마와 아빠가 그 감사함을 매일 대신 전하고 있어. 어린 아기에 대한 무한한 사랑과 산모에 대한 진심 어린 배려를 보노라면 과장 조금 보태 천사가 광명까지 출장 오신 게 아닐까 싶다.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게 복이라는데 키티는 일찍부터 복을 타고났구나.
산후 조리사 선생님은 키티를 돌봐주시는 동시에 엄마 아빠에게 육아법을 가르쳐주고 계셔. 육아에 있어서는 뭐랄까, 타짜 같은 분이야. 보지 않고 소리만 들어도 뭐가 다른지 아는 경지에 이르렀다고나 할까? 제도권 교육을 오랜 시간 받으셨는지는 알 수 없지만 한 가지 분명한 건 현장 경험이 정말 엄청난 분이란다. 아기에 관한 지식이라면 거리낌 없이 나눠주시고, 앞으로 엄마와 아빠가 겪게 될 생활과 감정의 변화까지 미리 조언해 주는 평경장 선생님이 너를 키우고 있다.
네 삶은 이제 막 시작되었고 엄마와 아빠는 이 모든 육아가 처음이란다. 그렇기 때문에 장모님의 도움과 평경장 선생님의 도움이 어느 때보다도 절실해. 안아주는 법부터 밥 먹이는 법, 씻기는 방법, 재우는 것 하나하나 말 그대로 (너를 둘러업은) 어깨너머 배우고 있다. 아기의 표정과 몸짓 작은 변화 하나하나까지 알아채는 법을 엄마와 아빠는 열심히 배우고 있어. 그 덕분에 이제 조금은 키티 얼굴을 읽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키티야, 너를 위해 애쓰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믿어주렴. 그리고 지금이 아니더라도 언젠간 그분들께 애써 감사한 마음을 가지길 바란다. 키티는 분명 큰 복을 타고 태어난 사람이야. 그 복에 겨워하지 않고 세상에 잘 나눌 수 있는 방법은 작고 어색한 감사로부터 시작되겠지? 재미없는 얘기는 여기까지 하자. 사실 아빠가 너무 감사해서 그래.
2023. 08.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