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전이나 지금이나 가족이라는 코드는 당해낼 수가 없다. 그리고 엄마
그래! 나 노빠다! 노희경 빠다!
순옥킴 드라마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듯이,
암세포도 생명이라는 임성한 드라마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듯이,
노희경 드라마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꽤 있는 것으로 안다.)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건데, 그래! 나 노빠다. 노희경 빠다.
매번 그렇지만 노희경 드라마는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든다. 배우들의 역할에 대해 시청자도 한 번쯤 감정이입을 하게 만든달까? 최근의 노희경 드라마는 그 코드가 가족에 맞춰져 있었다. 전작 디어 마이 프렌즈에서 보여줬던 가족, 친구,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접했던 이후에 다시 만나는 노희경 드라마는 슬프도록 아름다운 가족 이야기이다.
직감했다. 이 드라마를 보면 눈이 퉁퉁, 입술이 부르틀 것이라고. 내가 울 것임을 직감했다. 그래서 봤다. 이 세상의 모든 감동 코드 중에서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아마 '가족'을 소재로 한 코드가 아닐까? 하물며 21년 전의 드라마가 지금 다시 리메이크되는데.. 또 얼마나 쳐 울리려고 이러는지.
예상은 적중했다. 혹시 나가 역시나였다. 매회 울면서 드라마를 봤다. 조금 부끄럽지만 내 울음 포인트를 이야기하자면 1화에서 정철(유동근)이 인희(원미경)의 자궁암 사실을 알고 집에 들어와서는 괜히 성질내는 장면. 무뚝뚝한 이 시대의 아버지가 생각났다. 2화에서 인희가 수술실로 향하는 장면. 3화에서 엄마의 자궁암을 알게 된 후 가족들 각자가 슬픔을 표현하는 장면들. 특히 "엄마가 그렇게 될 때까지 가족들이 몰랐나"하는 그 대사에서 "나는 우리 엄마를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하는 되물음이 생겼다. 더군다나 3화의 마지막 부분은 절정이었다. 화장실에서 피를 토하며 아프다고 이야기하는 인희. 그걸 지켜보는 가족들의 모습. 다소 어색했던 정철(유동근)의 연기. 4화는.. 4화는 뭐 말할 것도 없이 순간순간이 슬펐다. 모든 장면이 슬펐다. 근덕이 마누라 양순의 눈물, 택시 운전하는 근덕의 눈물, 그리고 슬픔을 견디려는 가족들의 눈물. 결코 드라마를 해피엔딩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 슬프도록 아름다운 이야기가 해피엔딩이라면 바로 이 부분 때문이 아닐까.
대사 중에 이런 대사가 있었다. 정철의 동료인 윤박사의 대사.
그렇다. 드라마 속 그들에게는 정리할 시간이 주어졌지만 실제 현실에서는 어떨까..
사실 생각하고 싶지 않은 상상이다.
갈수록 사람 냄새가 나는 드라마들이 사라지고 있다. 과장된 혹은 허황된, 허구의 그런 내용들이 먹히는 시대 아니던가. 이럴 때 "그래도 변하지 않는 게 있어"라고 옆구리를 훅 치고 들어오는 드라마가 바로 이 드라마가 아니었을까. 2017년을 마무리하는 12월에 보았지만 감히 2017년 최고의 드마라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이 드라마로 인해 우리 각자가 모두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였으면.. 그리고 엄마의 인생에 대해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