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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희준 Apr 08. 2018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가 보여주는 드라마 성공방정식

웹드라마와 유사해지는 드라마 성공방정식

요즘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가 화제다.

단체 카톡방에서 나도 밥 잘 사주는 데, 어디 정해인같은 동생 없는지 얘기가 떠나지 않는다고.

 출처 :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포스터

드라마는 항상 요즘 시청자 눈높이에 맞아야 성공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보통 요즘스러운 콘텐츠인지, 옛스러운 콘텐츠인지 구분하고는 하는데,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는 대표적인 요즘스러운 콘텐츠이다.


1. 우선 제목을 너무 잘 지었다. 요즘 콘텐츠는 성공하려면 제목을 잘 지어야 한다.

    <전지적 짝사랑 시점>, <사당보다 먼 의정부보다 가까운>처럼. 요즘 콘텐츠는 제목이 와 닿아야 성공하는데, 최근에 본 드라마 제목 중 제목만 봐도 보고 싶어지는 드라마는 처음이었다. 콬tv에서 했으면 더 대박이었을텐데, 조금 아쉬운 제목 하나 뺐긴 기분.


2. 바로 우리 옆에 이야기처럼 공감대가 풍부하다. 주변에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하나쯤은 있지 않나?

   요즘 콘텐츠는 멀리 있지 않고, 주변에 있을 법한 가까운 이야기여야 카톡 단체방에서 얘기할 이야깃거리도 생기고, 친근하게 느끼게 마련이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는 손예진, 정해인이 아니더라도, 바로 내 얘기일 수 있는 친근한 이야기 소재이다. 그리고 손예진 직장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돋]예쁜 로코인줄 알았더니 하이퍼 리얼리즘 쩌는 직장 드라마였음...........jpg로 화제가 되고 있다.


3. 이건 마치 인터넷소설, 웹툰같은 이야기 전개와 주인공들의 비쥬얼. 둘 다 인생작 경신할 듯.

   손예진, 정해인 웃는 것만 봐도 이미 드라마와 사랑에 빠질 것 같다. 손예진은 제목그대로 예쁜 누나이고, 정해인은 그 예쁜 누나들이 좋아할 만한 예쁜 동생이다. 역시 드라마는 캐스팅이 반인데, 캐스팅이 너무 잘 된 것 같다. 그리고 이야기 전개는 마치 인소를 보는 듯하다. 시청자들이 까악하게 만드는 지점들로만 이야기가 전개되는 느낌이랄까. 대표적으로 3부 마지막 손예진이 정해인 손을 먼저 잡는 장면에서 누나들 소리 좀 질렀을 것 같다. 못 보신 분은 [고백♡] 정해인 손잡는 손예진, 전달한 확실한 마음!로 가서 한 번 봐보시기를.


4. 화제성이 요즘 드라마의 전부. 송송커플을 모티브로 했다는 점만으로도 화제성이 충분.

   송혜교가 한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송중기, 유아인에게 나는 밥 잘 사주는 좋은 누나"라고 말한 것을 모티브로 했다고 한 기사가 방영전부터 화제가 되어서, 덩달아 송송커플이 인터넷상에서 소환되는 중이다. 요즘 드라마에서 시청률보다 중요한 것이 화제성인데, 시작전부터 화제성을 잘 가져온 좋은 사례가 될 듯 하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를 보면 콬tv드라마로 했어도 잘 어울렸을 것 같다는생각이 바로 들었다. 물론 나이대는 좀 낮춰서. 그러한 점에서 요즘 점차 웹드라마가 의미가 없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주인공도 손예진, 정해인 2명에 집중되는 구조에, 등장인물도 기존 TV드라마에 비해서 많지 않고, 기존 TV드라마에 비해 심쿵포인트의 횟수가 많다던가, 바로바로 손잡고, 키스하고, 연애하는 건 아무래도 요즘 드라마들이 웹소설, 웹툰, 웹드라마와 같은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스토리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인소, 웹툰에 익숙해진 시청자들에게 기존 방식은 너무 지루하게 느껴질 테니.


반대로 웹드라마라 불리는 콘텐츠가 가지고 있던 장점은 점차 보편적이 되고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전지적 짝사랑 시점>, <사당보다 먼 의정부보다 가까운>, <오구실>, <연애 플레이 리스트> 등 웹드라마라는 장르를 새롭게 느끼게 했던 지점들은 이제 누구라도 따라할 수 있는 보편적인 코드가 되어 가고 있다. 드라마는 웹드라마를 닮아가고, 웹드라마라 불리는 콘텐츠가 지향해야 할 지점은 역설적으로 드라마를 닮아 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는 요즘이다. 다만 스토리를 만들어나가는 방식과 출발점이 다를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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