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 넷플릭스 미국 첫 1위
오징어게임이 SNS상에서는 호불호가 갈리고 있는 것 같지만, 넷플릭스의 전략적 측면에서 보면 미국 첫 1위를 포함 글로벌에서 인기를 거두고 있는 것을 보듯이 성공적인 작품이라고 할 만 하다.
넷플릭스는 국내에서도 1천만 가까이 되는 OTT서비스이고, 전 세계에 오픈되는 글로벌서비스이다. 넷플릭스 서비스 초창기에는 기존 레거시에서 볼 수 없는 소재와 장르를 선호했지만, 2억명이 넘는 유료 구독자 수를 전 세계적으로 가지고 있는 서비스에 맞게 대중적으로 소구될 수 있는 작품이면서도 신선한 지점에 대한 고민의 결과, 승리호, 오징어 게임과 같은 작품이 넷플릭스를 통해 보여지고 있다고 생각된다.
1. 넷플릭스는 글로벌서비스다. 미국 1위는 진짜 의미가 있는 스코어이다.
너무 당연한 얘기지만, 넷플릭스는 국내 시청자만을 타겟으로 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는 <범인은 바로 너>가 시즌3까지 제작되는 것을 의아하게 생각했었는데, 동남아에서 인기가 많다는 얘기를 듣고는 이해가 갔다. 더빙이나 자막을 통해 본 다면 런닝맨 팬들이 좋아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일본 스타일의 기존 데스게임 소재의 작품들을 좋아하는 한국 시청자들에게는 설정이 흡사하고 예측 가능한 스토리라고 생각될 수도 있겠지만, 한국적 감성과 게임소재를 더한 작품은 글로벌에서는 신선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고, 한국에서도 데스게임 소재의 작품을 접하지 않았던 시청자들에게는 추석연휴에 보기 좋은 작품이었을 테니 몰아서 보았다는 인증글도 비판글만큼 많은 것 같다.
언어나 문화적 장벽으로 인해 미국, 유럽까지 인기있는 드라마가 나오기 힘들었었다. 넷플릭스를 통해 해외 작품을 더빙이나 자막으로 보는 문화가 미국, 유럽에서도 익숙해졌다는 생각이 든다.
2. 한국은 제작력에 있어서 가성비가 훌륭한 거점이다. OTT시대는 스토리텔러에 있어서는 축복이다.
<D.P.>, <오징어게임> 모두 유명 영화 제작진이 만들었고, 개인적으로는 OTT시대에 영화적 지평이 더 넓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80년대에는 비디오테이프에 맞춰서 90분물이 많았다는 얘기를 최근에 듣고, 콘텐츠가 생각보다 기술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OTT시대가 되면서 영화적 스토리가 2시간이라는 시간적 제약에서는 벗어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반대로 드라마도 16부작 미니시리즈라는 TV에 종속된 스토리텔링에서 벗어나고 있다. 미국도 24부작이라는 미드시스템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넷플릭스에는 6부작 작품도 많이 볼 수 있으니 말이다.
최근에 스페인, 독일, 프랑스 드라마를 넷플릭스를 통해 많이 접하게 되었는데,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제작 가성비가 좋은 것도 영향이 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D.P.>, <오징어게임> 모두 많은 제작비가 들어간 작품이겠지만, 넷플릭스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제작비로 전 세계적으로 흥행하는 작품이 나온 거라고 생각을 할 것 같다.
한국 드라마나 영화는 분명 일본, 동남아 등 아시아 시장에 영향력을 끼치고 있고, 글로벌 공략을 목표로 한 작품들이 성공하고 있으니 앞으로는 전 세계 시청자를 타겟으로 한 작품들을 더 많이 볼 수 있게 될 것 같다. 전 세계 시청자를 타겟으로 하게 되면 전 세계에서 시청자를 모으게 되니 상대적으로 다루지 않았던 소재나 장르를 다루기 쉬워진다. 한국 10대는 적지만, 전 세계적으로 10대는 더 많을테니.
3. 하지만 <오징어게임>의 성공이 국내 OTT시장을 성장시킬지는 의문이다.
넷플릭스를 통해 글로벌 공략을 목표하는 작품수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모두가 <오징어게임>을 만들 수는 없다. 국내 OTT시장이 더욱 성숙해지려면 다양한 작품이 제작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하는데, 넷플릭스가 오히려 혼동을 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국내 OTT는 아직은 각자 타겟하는 시청자들의 충성도를 높일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내야 하는 시기라는 생각, 그럴러면 일본 및 동남아 등 아시아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드라마 시리즈물, 유튜브를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 스튜디오들과 함께 만들어내는 새로운 유형의 드라마 시리즈물, 예능 프로그램 등 한국이 다른 나라보다 앞서 가고 있는 시장을 잘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디피, 스우파, 환승연애 안 보는 직장인 근황.jpg라고 이 세 작품 중 하나라도 안 보는 사람이 없다는 뜻으로 SNS상에서 세 작품의 화제성이 높았다. 어떻게 이 시점에 이렇게 묶이게 된 작품들이 나왔는지 모르겠지만, 이 세 작품이 국내 OTT시장에 시사하는 바는 더 클 것 같다. 1) 하이퍼리얼리즘이라고 부를 만한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소재의 웰메이드 오리지널 작품 2) 유튜브에서도 반응도가 높을 수 밖에 없는 스토리가 있는 예능 프로그램 3) TV미디어를 활용하면 더욱 좋지만 특정 타겟에서 뜨거운 반응이 나오기에 충성도 가 생길 수 있는 예능 프로그램
<오징어게임>이 넷플릭스 미국에서 1위를 했다는 기사를 보고, 넷플릭스가 한국의 드라마, 영화 시장을 전 세계로 넓혀주고 있다는 생각에 좋으면서도, 기존 창작자들에게 기회가 더 집중되는 걸 보면서 아쉬움도 공존하는 것 같다. 웹드라마가 새로운 창작자들에게 기회를 주고, 성장해나갈 수 있는 토대가 되었듯이, 지금 OTT시대를 맞이하고 있는 이 때가 전 세계 1020타겟에게도 시장을 넓힐 수 있는 분기점에 와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