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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희준 Nov 26. 2017

콘텐츠가 브랜드가 되어야 하는 시대

콘텐츠를 발견하고, 관계맺고, 팬이 되어가는 과정

프라임시간대를 앞세운 지상파의 시대에서는 지상파 3사가 독점적 채널의 지위를 누리던 시대가 있었다.

인기 드라마의 본 방송 시청률은 40~50%에 이르렀고, 모래시계는 귀가시계라는 말처럼 전 국민이 보는 콘텐츠도 있었다.


킬러콘텐츠를 앞세운 케이블의 시대에서는 지상파의 시대보다 채널의 독점적 파워가 줄어든 대신 콘텐츠의 중요성이 커졌다. 도깨비와 같은 히트작의 경우에도 최고 시청률은 20.5%밖에 되지 않았다. 올해 가장 화제가 된 작품 중 하나인 비밀의 숲은 최고 시청률이 6.6%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두 작품 다 VOD 시청수에 있어서는 엄청난 성장을 거두었다. 도깨비는 VOD매출만 70억원을 기록했다고 하기도 하였다. 이 두 작품은 스튜디오 드래곤에서 만든 콘텐츠인데, 얼마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기도 하였다. CJ E&M에서 분할한 회사가 얼마 지나면 CJ E&M보다 가치가 있는 회사가 될 것은 분명해보이고, 이제 채널보다 콘텐츠가 중요하다는 상징적인 사건이 될 것이다.


하지만 도깨비, 비밀의 숲 둘 다 tvN이라는 채널에서 방영되지 못했다면, 아직 국내에서는 큰 성공을 거두기 어려웠을지도 모른다. 케이블의 시대에서는 콘텐츠의 파워와 채널의 파워 둘 다 갖추어야 성공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최근 jtbc에서 방영된 힘쎈여자 도봉순, 품위있는 그녀 역시 예전의 JTBC에서 방영되었다면 지금같은 성공을 거두기 어려웠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오리지널 콘텐츠를 앞세운 시대가 되어가면, 이러한 성공방정식은 바뀌어갈지도 모르겠다. 점차 채널의 중요성은 줄어들테고, 오리지널 콘텐츠의 힘이 커져갈테니. 이미 독점콘텐츠 확보를 통해 가입자를 유치하는 경쟁이 시작되고 있다. 넷플릭스,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 등 주요 플랫폼들이 오리지널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경쟁중이니 말이다.


이러한 시대에서는 콘텐츠가 브랜드가 되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도깨비는 아주 성공한 콘텐츠이지만, 곧 잊혀지는 콘텐츠가 될 것이다. 하지만 응답하라 시리즈는 하나의 브랜드가 되어서 생명력을 확장시키고 있고, 국내에서도 점차 시즌제 드라마들이 늘어나는 추세이다. 요즘 성공한 드라마 댓글에는 시즌2를 만들어달라는 말이 꼭 달린다. 비밀의 숲 시즌2는 저도 기다리는 작품이다.


올초 2017년은 콘텐츠 프랜차이즈의 시대가 될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글을 쓴 적이 있는데, 그 때 아이돌이 팬들과 함께 성장해나가듯이 콘텐츠도 팬들과 함께 성장하는 시대가 기존 드라마와 예능과는 다르다고 말했었다. 전지적 짝사랑 시점, 사당보다 먼 의정부보다 가까운 처럼 콬TV의 오리지널 콘텐츠들을 발견해주고, 출연하는 신인배우들을 발견해주고, 콘텐츠와 배우들과 관계를 맺어나간다. 때론 응원도 하고, 때론 아쉬움도 표현하고, 전지적 짝사랑 시점에 박보겸이 나왔다고 환호하기도 하고(물론 광고인줄 알면서도), 아이돌팬들처럼 콬TV팬이 되어 가는 것이다. 이는 시간이 걸리는 일이다. 요즘에는 대형기획사도 좀 더 빠르게 아이돌그룹을 성공시킬 수는 있어도, 나오자마자 성공시키는 건 힘든 시대이다. 이 모든게 콘텐츠를 바라보는 시청자의 관점이 달라져서 그런 것인데, 돈을 많이 들이면, 아이디어가 획기적이면 콘텐츠를 성공시킬 수 있다고 보는 건 아직도 시청자보다 콘텐츠 생산자가 우위에 있다는 생각이 존재하기 때문이 아닐까.


와이낫미디어에서 만든 콘텐츠도 어떤 콘텐츠는 브랜드가 되어가고, 어떤 콘텐츠는 아쉽지만 이어지지 못한다. 그래도 콘텐츠를 기다리는 팬들이 있으면, 다시 제작되어질지도 모르겠다. 전지적 짝사랑 시점 다음편을 기다리는 팬들에게도 좋은 소식을 줄 수 있으면 좋겠고.


다음편 예고 : 브랜드가 콘텐츠가 되어야 하는 시대


contact us:whynot@whynot.v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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