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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나의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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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ymymeyou us Aug 19. 2022

밥을 먹었지만 빵도 먹고싶어

빵도 먹었지만 아이스크림도 먹고싶어

어떤하루의 식사 패턴을 정리해보았다.


아침: 아보카도+고단백 두유+비건단백질파우더+카카오닙스

점심:스타벅스 단호박 에그 샌드위치

저녁: 고등어 반마리, 무생채, 계란말이, 콩나물무침, 고추 1개

+밤8시 산책중 목말라서 시럽뺀 키위주스


놀랍게도 모두 내가 그때 그때 정말 먹고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섭취한 음식들이다. 나는  입맛이 기름진 것도 좋아하고 개성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가리는  없이  잘먹는 그저 그런 사람인 줄만 알았다. 그런데 문득 오롯이 혼자서 나의 입맛을 돋구어주는 식재료들을 떠올려 보니 달달한 단호박, 고소한 두유와 적당히 후숙된 말캉한 아보카도, 쌉싸레 하지만 끝맛이 깔끔한 카카오닙스, 아삭한 식감의  등등이 떠오르는 걸로 보아 나는 '아삭' 식감을 '고소한  '달큰한  좋아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직장을 다닐땐 점심은 낮잠을 자느라 거르는 일도 잦았다. 회식은  의사와 상관없이 술안주가 가득한 식당에서 하는 것이 자연스러웠다. 그러다 보니 야식을 먹는 일이 잦아졌고, 다음날도 악순환은 반복됐다. 야식을 먹고나서는  속이 더부룩했지만 지금껏 그러한 더부룩함이 식사를 했다는 신호로 받아들이곤 했다. 그냥 내가 위가 약해서 조금 더부룩할 뿐이라고.

  그런데 지금  속에서 부터 차오르는 만족감과 행복감은 뭘까? 진짜 먹고 싶은 것을 먹고 싶은 만큼만 먹었을 때의 행복감과 만족감을 느껴버린  하루가 과거와 더욱 비교된다. 먹고 싶은 것을 먹지 못하면, 먹고 싶은 만큼 먹을  없게 된다. 우리의 뇌는 똑똑하지만 단순해서 원하는 만큼의 충족감을 느끼지 못하면 다른 부분에서라도  채워버리고 만다. 작년에 겪었던 식이장애의 증상들은 뇌에서 보낸 신호였다. 지금 불행한 식사를 하고 있으니 어서 바로잡으라는 것이다.

  요즘 먹고 싶은 것을 먹고 싶은 때에, 먹고 싶은 만큼만 먹고 있다. 그렇게 지내길  6개월이 되었는데 체중은 2kg 감량되었다. 나는 그저  몸의 신호에 귀기울이고 충족시켜주었을 뿐인데 자연스럽게  정상 몸무게로 돌아왔다. 이것은 마치 내가 나를 최우선에 두고 나를 아끼는 마음이 커질 수록 타인과도 건강한 관계를 맺을  있는 것과 같다. 나는 나를 사랑하는 방법 대로, 나에게 향하는 배려 만큼 상대방에게도 동일하게 대한 것뿐인데 요즘 부쩍 애정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지금도 이렇게 좋은데 앞으로는 얼마나 좋아질까라는 기대감도 드는 요즈음이다.   


*불행했던 이유

‘식'

먹고싶은 것을 못먹음-> 한끼 정도는 도시락을 싸보자. 먹고싶은 간식들과 과일 간식을 챙기자.

 <->사무실에서는 배가 무지 고프면 먹을 수 있는 선택지가 과자밖에 없어서 억지로라도 먹어야했다. 뭐라도 씹어야 일을 할 것 같아서.

'의'

식의 연쇄작용, 좋아하지도 않는 과자같은 것들로 속을 채우니 만족하지 않아서 과하게 먹게되었다. 자연스레 붓기와 살이 붙으면서 입고 싶은 옷을 입지 못했다. 태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먹고싶은 음식을 먹고 좋아하는 운동을 하기시작하며 해소(요가, 필라테스)

'주'

여유없이 이사를 가서 골랐던 집은  마음에 들지 않았고, 돈을 아끼려고 들어간 관사는 수도관이 터지기까지 했다.혼자 타지에서 지내는 것도 힘들었다. 밤에 가족들의 온기가 지금 도움이 되는 것을 보며 나는 사람의 온기가 필요했던 것임을 깨달음->아직 미제로 남아있음...



직장을 다니며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시는 분들의 꿀팁이 있으시다면 댓글로 적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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