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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ymymeyou us Feb 28. 2023

과정마저 좋았다

결과가 나오지 않았어도 그 자체로 의미 있는 일

대학원 불합격 푸념

-2022.12.22 일기장 발췌

12,  해가 갈무리 되어가는  시점, 지난 1년을 돌이켜본다. 7월부터는  휴식을 가져야겠다고 다짐을 하곤 쉬기 위한 노력들을 했다. 쉬기 위해서 노력이 필요한 사람이라니,  놀고먹어도 아무도 뭐라  사람이 없어도   무언가를 도전해야만   같고 농땡이를 피우는 모습을 보일 때면 괜히 눈치가 보였다. 30살은 사회적으로 어떻게 정의된 나이인가를 생각해 보니  이유를  것도 같았다. 한참 커리어를 키워나가야 하며 자신의 길에 확신을 가지고 나아가야 하는 시기라고 한다는데, 나는  일에 아직도 확신이 없고 아직도 갈피를  잡는 기분이 들어 조바심이 났다. 연애도 커리어도 잡히지는 않지만 잡기 위해 노력만을 투입한  해라고 보면 지칠만 했다며 위안 삼아 본다.

  엊그제 응시한 연세대학교 언론홍보대학원 면접시험은 이상하리만큼 면접을 보고나선 기분이 좋았다. 뭐랄까 그들이 나를 떨어뜨리고 붙이고를 떠나서, 그냥 내가 원하는 방향의 진로를 위해 투입하는 모습들에 스스로가 감동한 것 같다.(자의식 과잉일까?) 올해 초에 사이버로 진행한 면접에 아쉬움이 남았고 게다가 집중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그 아쉬움은 두 배였다. 이번에는 그때 아쉬웠던 점 두 가지를 보완해서 면접을 볼 수 있었다.

첫째, 줌으로 진행한 면접이 처음이라 미숙하게도 면접관들에게 “예?”를 반복하며 버벅댔던 점. 이 부분은 대면면접을 진행하여 눈을 보고 직접 면접관과 교감하는 느낌이 들어서 보완할 수 있었다. 에너지를 나의 방향으로 가져온 늘 것. 온전히 가져오지 못했더라도 눈을 맞추며 대화를 하는 것이 훨씬 내뱉고 싶은 말을 잘 내뱉을 수 있었다. 면접이 마무리되고 나서도 칼국수 먹고 카페에 가서 면접복기를 할 수 있을 정도로 내 여력이 남아있었다는 것이 내 에너지를 채우는 느낌. 이번에는 최선을 다해 집중을 해낸 느낌이라 두 번째 아쉬움도 내방식으로 잘 해소할 수 있었다. 이별 후 다른 것들로 나를 채우는 행위가 비겁해 보여도 결국 그게 가장 빠른 방법이라 이번에도 그 방법을 택했다. 도전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도전하면 실패한 것들도 나의 자산으로 남는다. 나는 아직도 그 진리를 믿고, 그 힘을 경험하면서 살고 싶다.

  대학원에 대학 염원을 불태워나고 나니 일주일 간은 정서적 탈진 상태가 찾아왔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결막염도 걸려서 깨나 고생했다. 눈은 따갑고 온몸에 열이 났다. 병원에서  약이 듣질 않아서 3군데나 병원을 바꾸었고 다행히도 마지막으로 방문한 병원에서  항생제를 2 먹고 나니 자연스럽게 완치됐다. 대학원은 불합격에  컨디션까지  좋으니 침대에서   있는 것이라곤 ‘제발 건강만 하게  주세요.’였다. 겨우  한쪽에 찾아온 염증에도 이렇게 고통스럽다니 정말이지 건강이 최고라는 말을 몸소 경험했다. 내게 작년 연말의 푸닥거리는 하루하루의 건강함에 대한 감사함과 일을 다시 시작하고 싶다는 열망을 가져다주었다.  개월은  일을 쉬어도 되는 상황이었지만 나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성취감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서둘러 회사에 복직 신청서를 제출했다.  달만 지나도 그냥      하겠지만 지금은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  감사한 마음으로  겸허한 마음으로 사회에 녹아들고 싶다는 소망을 빌어본다.


이상 지난 수개월 간의 휴직을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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