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텀3 여행 (7) 새별오름에서 서쪽 바다를 보다
제주 날씨가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었습니다.
관광객들이 아주 좋아할 만한, 살짝 구름이 진 하늘이 보였죠.
사실 이런 날 제주의 진가는 노을 비치는 서쪽에서 발휘됩니다.
추천드리는 포인트는 한담해안도로나, 고내포구 정도.
거기서 서쪽 바다로 떨어지는 노을이야 말로 홀로 제주를 여행하는 이들에게
달콤한 고독을 맛볼 수 있는 장소가 아닐까요.
그러나 드론을 가져가서 바다와 노을만 찍기에는 뭔가 아쉬웠습니다.
하늘에서 보면 오름과 바다, 노을이 어우러진 중산간이 더 이런 날 좋은 모습을 보여줄 거라 믿었고
새별오름으로 향했습니다.
새별오름은 널리 알려졌다시피 '정월대보름 들불축제' 로 유명합니다.
제주도민 절반은 이 축제에 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붐비는 제주 최대의 축제죠.
오름의 절반을 불태워 버립니다 ㅎㅎㅎ
그러나! 놀랍게도 2월에 불탄 자리에 너무나 푸르른 생명들이 돋아나 있었습니다.
위에서 바라본 새별오름.
마치 미국 지도같은 느낌도 들고, 소의 몸통같은 형상도 보입니다.
아주 높은 오름은 아니지만, 꽤 가파른 길을 올라야 하는데, 이렇게 상공에서 내려다보니 너무 평면처럼 보입니다. 들불축제 때는 저 길 안쪽으로 나 있는 거의 모든 영역을 불태우고 '무사안녕' 과 같은 글귀를 보여주죠. 위쪽 정상에서는 불꽃을 쏘고요.
시간이 참 오묘해서, 바다쪽을 바라보면 비양도 위로 떨어지는.. 한없이 어둡고 붉은 노을이, 한라산 쪽을 바라보면 아직도 여운이 남은 하늘의 푸른색이 절묘하게 그라데이션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가장 아래 사진에 보면 여과없이 중산간을 파헤쳐놓은 골프장이 보입니다.
상공에서 바라보니 더욱 아쉬움이 남네요.
오늘의 영상입니다. 새별오름을 중심으로 360도 회전을 시켜 봤습니다.
오늘의 비행기록
비행 거리 : 2607.9 미터
비행 시간 : 17분 41초
점점 자신감이 붙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