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회사 출근시간은 10시다.
처음엔 시차적응?이 어색했는데, 의외로 타인보다 한 템포 느린 걸음이 주는 여유가 좋다.
아침 8시 30분. 연재랑 손잡고 어린이집 가서 등원시키고 지하철 6호선에 올라탄다.
대부분의 직장인이 9시 출근으로 이동하기에 미어터지는 지하철 시간은 피할 수 있다.
덕분에 비교적 여유롭다. 출근이 늦은 만큼 점심시간도 12시 50분부터 시작~
강남 직장인들이 몰려있는 테헤란로의 점심시간이지만 한 템포 느리게 시작하니 점심도 굳이 예약하지 않고, 줄 서지 않아도 어느 식당이나 바로 들어가 식사를 할 수 있다.
고속도로에서 가장 느리게 달릴 수 있는 법정 규정 속도는 50km
운전해보면 고속도로에서 이 속도는 너무 느리다. 실제로 대부분의 차가 평균 80~100km로 달린다.
차를 멈출 수 있는 순간도 정상적인 상황에서 휴게소, 졸음쉼터를 제외하면 없다.
직장인의 삶, 평균 80~100km로 달리며 살아가다
책방 주인의 삶으로 살면서 달리는 속도가 확 줄었다. 어쩔 땐 100km, 어쩔 땐 50km, 20km...
느리게 살았다. 물론 생존을 위해 150km 속도로 과속하기도 했지만, 모든 속도를 내가 스스로 컨트롤하며 나에게 맞는 속도를 계속 찾아갔었다.
대부분 가정이 출근한 월요일에 나는 쉬었고, 주말에 주차장 진입부터 30~1시간 걸리는 스타필드도 너무 한가하게 누렸다. 어느 핫플레이스를 놀러 가도 내 삶의 속도가 다르니 여유가 많아졌다.
고속도로에서 내 삶의 속도를 찾을 수 있을까?
옆에서 100km로 달리는데, 뒤에서 빵빵 거리는데, 속도를 늦출 수 있을까?
고속도로를 나와 샛길로, 꼬불꼬불 산길로, 국도를 달리며 내 속도를 찾을 수 없을까? 대부분 내 속도를 찾고 싶어 하지만, 쉽지 않다.
어.. 어... 아.. 하다 보면 고속도로 출구 램프구간을 지나쳐 다시 힘겹게 엑셀러레이터를 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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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렇게 살 수 있구나? 살아지는구나~ 문제없구나!
아니 문제가 없는 건 아니지만, 직장 생활이나 퇴사 후 생활이나 모두 비슷했다.
100% 문제없는 삶은 없었다.
조금 속도를 늦춰 느리게 달리니 볼 수 있는 풍경의 양이 많아졌다.
월요일 아침 9시 35분, 이미 대부분 직장인이 출근해 자리에 앉아있을 시간에 청담대교를 건너는 지하철에서 보는 창 밖 풍경은 제법 여유롭다. 한 템포 천천히 가는 내 속도를 조금씩 찾아가는 기분이 든다.
시속 100km, 이 속도가 나에게 맞다면 고속도로에서 계속 달려도 상관없다. 하지만 달리다 보니 내 속도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 무리해서 달리지 말고, 잠시 속도를 늦춰보길 권한다.
지금 내가, 당신이 하고 있는 하루하루의 모든 경험이 인생의 내 속도를 찾아가는 시간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