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2.P.E.I. 멀긴 멀다! 거리가 먼 게 아니라...

계엄이라는 초유의 사태!!

희정샘은 미국 동부 노스캐롤라이나에,

함께 월든 낭독회를 한 경미샘은 미서부 L.A.에 산다.

두 사람이 보스턴의 월든 호수에서 월든 낭독회를 오픈해서일까?

나라를 다니면서 낭독회 하는 것도 괜찮겠다는 얘기를 주고받았단다.

그러다 '빨간 머리 앤' 낭독하러 캐나다에 갈까 하면서 농담처럼 했던 말에


WHY NOT??


빨간 머리 앤 하면 신정민이지!해서 나에게 연락했다는 것이다.

아우~ 깜찍한 샘들 같으니라고^^


각자 책이 준비된 이후 우리는 줌에서 만나기로 했다.

한국 시각으로 매주 주일 밤 10시,

동부는 주일 아침 8시,

서부는 새벽 5시ㅜㅜ

경미샘은 엄청 부지런하다지만 이거 참...


첫 미팅이 있던

24년 10월 20일 일요일 밤 10시.

첫 번째로 다룬 의견은 언제 갈까였다.

5월 말쯤으로 생각했던 일정은 6월로 옮겼다.

왜냐면 초록지붕집(Green Gables) 오픈이 대략 5월 말부터라고 하니

시작하자마자 가면 자리 잡히기 전일테고,

약간은 우리나라 초봄 정도의 쌀쌀한 기운이 감돌 때일 것 같아서

안전하게 6월 중순으로 옮겼다.


옮기고나니 앤이 브라이트 리버역에서

매슈를 기다리는 계절이 딱 6월과 일치하다니!!

그래, 첫 계절을 맞추는 것도 너무 좋겠다~~

그러면 벚꽃도 볼 수 있고,

역에서 초록지붕집까지 가는

첫 장면부터 따라갈 수 있을 테니!!



6월 초 어느 날 오후,
매슈 커스버트는 밤색 말을 몰고 브라이트 리버 역까지
12킬로미터가 넘는 길을 느긋하게 달렸다.
발삼 향 그윽한 전나무 사이를 지나기도 하고,
안개 같은 꽃은 만발한 야생 자두나무 골짜기를 달리기도 했다.
과수원에서 풍겨 오는 사과꽃 향기로 공기는 달콤했고,
풀밭은 진줏빛과 자줏빛 안개에 덮인 저 먼 지평선까지
비스듬히 펼쳐져 있었다.

빨간 머리 앤 25~26쪽


https://youtube.com/shorts/2jD9h6DFgBA?si=nxwhnlOcXsgtbpY_

<유튜브 라벤더 책방>


숙소를 초록 지붕집 근처로 잡으려 하니

꽤 콧대 높게 굴더라고 경미샘은 못 마땅해하며 말했다.

그렇다면 숙소가 먼저가 아니라 비행기 티켓이 첫 번째라는 결론이 났다.


난 열흘, 희정샘도 나한테 맞춰 열흘, 경미샘은 1주일 정도로.

그러다 미국에서 가든 한국에서 가든

가는 경로는 똑같이 긴 시간이 걸리고,

이때 아니면 평생 다시 갈 수 없을 거란 생각에

우린 과감하게 2주일로 늘렸다.

나도 에라 모르겠다, 2주!!


그러다 보니 프린스 에드워드 섬(PrinceEdward Island)뿐 아니라

앤이 태어난 노바스코샤주에도 가는 게 어떨까 하는 의견이 나왔다.

그곳은 차로 3시간이 걸렸고,

노바스코샤주의 Halifax에서 성년의 시절을 보내니

그곳도 들러보자는 방향으로 굳히다 보니

2주의 기간이 나온 것이다.


비행기 티켓을 검색하는데 이왕이면 토론토에서 만나서 같이 들어가면 좋겠다 했다.

그런데 맞는 비행기가 없어서 P.E.I. 의 샬럿타운 공항에서 만나든지

미국에서 두 사람이 먼저 도착해서 나를 픽업하든지 하는 걸로 했다.


그러다 본격적으로 티켓을 알아보니 이게 웬일인가!

우리 세 사람 모두 토론토에서 샬럿타운 공항으로 가는

같은 비행기를 탈 수 있는 시간대를 찾은 것이다!

이 모든 것은

우리가 캐나다 P.E.I. 에 갈 수 있는 길을 열어주기 위해

존재한다는 착각 속에 한 번 더 얏호! 를 외치다가

'으악!'을 외쳤다.


"뭐야, 어제는 토론토 가는 티켓값이 160만 원대였는데

오늘은 왜 200만 원이 넘는 거야?"

저 너머에서

"지금 환율이 계속 오르고 있는데!" 하는

남편 소리.

"가지 말라는 신호야~~"

남편은 슬슬 열을 올린다.

아~ 착각 맞구나ㅜㅜ

어제 샀어야 했었나? 일단 좀 기다리자...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계엄이라니? 지금이 전쟁 중이었나?

왜 하필 내가 움직이려 할 때 이 난리야??

이거 다 무산이 되는 건가ㅜㅜ


KakaoTalk_20241114_160637462_01.jpg
KakaoTalk_20241114_160637462.jpg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