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누 동호회 모이는 날
의암호에서 멋지게 카누잉
어어 순식간에 물에 빠졌다
차키 핸드폰 클라리넷 가방 떠오르며
허둥대는 나의 얼굴
표정 잃은 나를 구해준 사람들
소란스런 마음 끌고 도착한 선착장
구수한 보리차로
따뜻해진 몸
선물처럼 다가온 젖은 가방
이내 마음 뽀송해진다
집에 와서 한숨 돌리니
노곤노곤 내려앉는 눈꺼풀
놀라 눈 떠보니
어둑해진 저녁
밥 차릴 기운도 없어
라면 사러 나왔는데
훈훈한 봄밤 향기에
모든 시름 날아가고
긴 하루 저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