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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나리 Oct 04. 2022

초보 면접관의 첫 서류 전형

사람을 뽑는 데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는 깨달음

회사를 다닌 총경력은 만 4년이 넘었고, 지금 회사에 지낸지는 만 2년이 넘었다. 여전히 회사에 지원하는 게 익숙하고, 면접관이 되는 건 상상도 불가했지만, 어쩌다 보니 초보 면접관이 되었다!



지원자로서 서류전형, 과제, 면접은 지겹도록 해봤고, 최근 몇 번 팀원을 뽑는 면접에도 보조로 참여하기도 했지만, 이번엔 본격적으로 나와 함께 일할 인턴의 서류 전형부터 면접까지 참여하게 되었다.


우선 우리 회사의 인사팀은 Workable이라는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었고, 인사팀에서 서류 전형 진행을 위해 채용하는 포지션에 들어오는 이력서를 볼 수 있는 권한을 내게 주었다. 이력서, 자기소개서를 제출만 해봤지, 다른 사람의 이력서를 보는 게 처음이라 신기하기도 하고 낯설기도 했다. 이번 채용은 나와 함께 일할 인턴을 뽑는 것이기 때문에, 특별히 더 긴장이 되었다.


하지만 긴장도 잠시, 몇 주간 서류 전형에 처음 참여하면서 느끼게 된 점은, 최종적으로 이력서를 50여 개 정도 검토하게 되었는데, 시간이 정말 많이 걸린다는 사실이었다. 기존에 하던 업무와 병행하여 진행하기엔 다소 버겁기도 했다.


1) 이력서 다 읽기 2) 코멘트 기입하기 3) 1차 면접으로 갈 사람을 선택하기를 진행했어야 했는데, 아무래도 나와 함께 일하는 포지션이고 해당 포지션에 필요한 역량을 잘 이해하고 있다 보니, 이력서를 읽고 나만의 의견을 갖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같이 서류를 검토하는 팀원들이 이해할 수 있게 각 지원자에 대한 내 의견을 글로 표현하는 것이 생각보다 어려웠다.


서류 검토 시, 코멘트는 주로 이러한 분류로 나눌 수 있었다:

- 회사, 업계, 직무에 대한 관심도를 잘/부족하게 표현한 경우

- 역량이 Job Description과 부합하는/동떨어진 경우

- 전환형 인턴인데, 재학 중이라 체험형 인턴만 가능한 경우

- 회사명, 줄 갈이, 오타 등 내용적 측면에서 부족함이 있는 경우

- 함께 일하면 다른 동료와의 시너지가 좋을 것 같은 기대감이 있는 경우


확실히 관심이 부족하거나 JD와 부합하지 않는 경우 '불합격'을 정하기 쉬웠지만, 다들 어느 정도의 역량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었기 때문에, 비슷한 사람들 중에서 1차 면접자를 고르는 것도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서류 검토를 하면서 상사에게 받았던 피드백 중 하나는 경력직이 아닌 '인턴'을 뽑는 것이기 때문에, 지원자의 현재까지의 경험도 중요하지만,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평가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면접관으로써 첫 서류 전형은 더욱 내게 알쏭달쏭함을 가져다주었다.


그래도 첫 서류 전형 검토를 팀원 및 상사와 함께 진행하면서, 처음으로 채용 과정에 참여해 볼 수 있었고, 커리어적으로도 한 단계 성장한 느낌을 받았다. 사람을 뽑을 줄 아는 능력도 연차가 쌓이면서 필요한 능력일 텐데, 지금 회사에서 계속 경험하고 쌓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좋을 것도 같다.


또한 여러 사람들의 이력서, 자기소개서를 보며, 나는 그동안 어떻게 서류를 준비해왔고, 각 회사와 직무에 지원하던 태도는 어땠는가 되돌아보게 되었다. 평가하는 사람의 입장이 되어보니, 다음에 혹 이직한다면 어쩌면 더 나은 서류를 준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초보 면접관인 분들도, 구직을 하는 지원자분들도 모쪼록 이 글이 도움이 되면 좋겠다.


Photo by Arisa Chattasa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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