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고 변명해본다
다시 일주일 동안 나태했다..
딱 다이어트가 끝나고 먹을 거에 대한 고삐도 풀렸는데, 마침 PMS 시기를 맞이하여 식욕과 온갖 무력감과 짜증까지 한 주 내내 나를 괴롭혔다.
잠깐 1주일 동안 먹은 것을 감상해볼까..?
덕분에 몸무게는 2-3kg가 늘었다. 하하.
이렇게 식욕이 너무 심할 때는 오히려 빨리 대자연이 오기를 바라기도 한다. 그럼 언제 그랬냐는 듯이 식욕이 사라지고, 짜증도 가라앉아 평정심을 되찾기 때문이다.
어제는 집에만 있는 게 너무 답답해서 잠깐 집 앞의 카페에 있다가, 집중이 안돼서 무작정 동네를 걸었다. 코로나 때문인지 일요일 저녁 7시인데도 동네에 문 닫은 가게가 많았고 전반적으로 한산한 느낌이었다. 걸으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했다. “나는 왜 책을 쓰려는 거지.”, “나는 왜 일하는 거지.”, “지금 잘 안 되는 프로젝트.. 잘할 수 있을까.” 온통 부정적인 생각이 가득 차서 그대로 집에 가기 싫은 마음에 무작정 걸었다. 생각해보면 지난 2년 전 4월의 나도 비슷한 마음이었다. 즐겁게 운동하며 살을 빼다가, 허탈한 짝사랑에 갑자기 무력감이 찾아와서 막 먹기 시작하고 걷잡을 수 없이 살이 쪘었다. 새해의 다짐들도 바쁜 4월이 되면 까먹고 하루하루 일을 쳐내는데 집중했던 것 같다.
4월이 되면 어쩔 수 없는 것일까.
바디 프로필이라는 도전이 끝난 자리는 살짝 허무감이 있었다. 새해가 시작되던 추운 겨울은 어느새 노란색, 초록색의 따뜻한 봄이 되었고, 단단했던 내 마음도 해실 해실 풀어지는 기분이었다. 이대로 그냥 또 마음 편하게 하루하루를 지낼 수도 있다. 꼭 무언가를 해야 하나 하고 말이다.
그렇지만 차가운 바람을 맞으면서 걷고 있다 보니
어느새 또 내 마음 한 구석에는 이런 소리가 들렸다.
다시 시작하자. 작게라도 말이야.
나는 이 건 꼭 하고 싶어.
그렇게 다시 올해 하고 싶은 것들을 즐겁게 떠올렸다. 나를 누르는 압박이 아니라, 그냥 내가 하고 싶은 것들. 지금 아니면 안 될 것 같은 그런 일들을 나는 하고 싶다.
앞으로 우울해지거나 답답할 때면 그냥 걷기로 했다.
걷다 보면 가만히 있을 때보다 솔직한 본심을 찾을 수 있는 것 같아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