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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bbitroad Sep 27. 2018

내 삶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지 묻는다면.

'나를 닮은 일' 첫 번째 인터뷰. '공연하는 황금미영, 윤종식'


지난 회에 이어 시골 소극장 ‘하다’의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          

1년이 넘은 소극장의 상황에 대해 물었습니다. 어떤가요? 잘되고 있나요?


(황금미영) “농담으로 그래요. 블루오션이라고.”    


블루오션이라고요? 잘 모르는 생각에는 시골에서는 극단이나 배우는 어디서 구하나 싶습니다. 그리고 관객은요?     

(황금미영) “여기서는 소극장이라는 경험 자체가 없었잖아요. 아이들을 데리고 대학로에 가서 아동극을 봤던 사람들이나 예술에 관심이 있는 선생님들은 가까운 곳에 극장이 생겨서 좋아하시고요. 아직 어른들까지는 그렇고 아이들과 엄마들, 청소년들에게는 새로운 공간이 되어가고 있어요.”
(윤종식) “서울을 벗어나면 생각보다 할 수 있는 게 많아요.”
(황금미영) “우리가 서울에 너무 집착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가면 일자리도 그렇고 할 수 있는 일들이 훨씬 많아요.”    


서울보다 더 뜨거운 반응. 희소성이 있다고 합니다. 희소성. 듣고 나서는 이해가 되지만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단어입니다. 그래서 ‘블루오션!’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모양입니다.

소극장 ‘하다’에서는 채 극장을 완성하기도 전에 세월호 가족들의 연극 공연을 시작으로 여러 공연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아줌마 극단도 만들고, 기타 소모임도 만들고, 또 지역 학교에 연극 선생님으로 청소년 공연도 하고 있답니다.

극장을 만들었더니 사람들이 모이고, 그렇게 모인 사람들이 극단도 하고 밴드도 하면서 자연스럽게 활성화되어가고 있습니다.



부부의 흥겨운 이야기를 따라가다가 문득 이 결과를 가져오기까지는 얼마나 어려운 과정들이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울에서도, 음성에 내려온 후에도. 그 과정들을 어떻게 이겨냈을까 싶었습니다.


(황금미영) ‘이보다 더 나쁠 경우는 없으니까 여유를 가지자. 그렇지 않으면 내 인생이 너무 힘들어진다’는 게 살면서 계속 해왔던 경험이에요. 욕심을 가지면 가지는 만큼 얼마나 자신을 괴롭히는지 잘 알고 있거든요. 그런 과거의 경험들 덕분에 이런 자세를 가지게 된 거 같아요.


더 나빠질 것을 상상하며 두려워하기보다는 무언가 시도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꿈이 이루어진 것일까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어느 정도의 목표를 이루고 있는지를 물었습니다.  그리고 소극장을 하기 전과 후, 가장 달라진 것에 대해 물었습니다.

(황금미영) “이 정도는 할 수 있을 거야’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예상보다 다섯 배는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에요. 성과라고 하면 극장이 자리를 잡을 수 있게 된 것과 여러 가지 사업을 꿈꿀 수 있을 정도로 안정을 이루었다는 게 가장 큰 성과죠.”        
(황금미영) “그전에는 이만큼만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면 지금은 이것도 할 수 있고, 저것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니까 그전보다 훨씬 더 꿈을 많이 꾸고 있는 거 같아요.” 


꿈을 이룬 후에는 더 많은 꿈을 꾸게 됩니다. 꿈을 꾸기 전에는, 꿈을 이루기 전까지는 깨닫기, 경험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을 물었을 때 하고 싶은 일들이 무궁무진하다고 답했습니다.


‘나를 닮은 일’이라는 이름으로 인터뷰를 진행했지만 인터뷰이마다 그들의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제목을 뽑아보려고 했습니다.

소극장 ‘하다’의 제목은 ‘내 삶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지 묻는다면'입니다. 이야기 마무리에 시민 뮤지컬에 배우로 참여했던 이가 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한 번도 인생의 주인공처럼 살아본 적이 없고내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았는데이번에 이걸 하고 나서는 이제 내가 원하는 대로내가 주인공처럼 살아봐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이야기를 듣고 마치 부부의 이야기도 그런 의미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 삶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지를 묻는다면', 대답은 다음과 같습니다.

주인공처럼살아봐도괜찮다     


‘어차피 돈이 되지 않는다면 조금이라도 좋은 일을 하고 싶다는 거죠.’ 『책의 미래를 찾는 여행』     

얼마 전 들춰본 책에 나온 구절입니다. ‘어차피 ~~라면’, 첫 인터뷰이였던 부부의 이야기 속에서도 빈번하게 나오는 표현입니다.      

'어차피 ~~라면', 주인공처럼 살아봐도 괜찮지 않을까요?     



이 글은 ‘나를 닮은 일’ 인터뷰를 요약, 재구성해서 싣고 있습니다. 인터뷰 전문은 곧 출간될 ‘나를 닮은 일’에 수록됩니다.     

다음 회차는 '특별히 좋아하는 것이 없는' 이들을 위한 편집자와의 대화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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