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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숨콩 Apr 26. 2022

항해사 남편과 결혼한 지 N년 차의 감상....;;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인사드리는 숨숨주부입니다. 숨콩이라는 닉네임도 숨숨콩이라는 이름도 다 접니다.

계속 닉네임을 바꾸기는 하지만 그래도 숨숨이 가장 익숙한 이름인 것 같아요.

블로그나 브런치에 항해사 해기사님들 관련해서 찾아오시거나 이웃추가 해주신 분들이 많으신데

제가 아이를 키우고 또 여러 가지 일들을 하다 보니 블로그와브런치에 너무 소홀했네요. (반성합니다.)

그래도 항해사와 결혼해서 육아하는 것에 관심이 있는 이웃님들을 위해 오랜만에 어렵게 포스팅을 해봅니다.


 객관적인 것만 보자면 결혼하고 남편은 끊임없이 승선을 하고 있고요. 블로그 시작했을 때는 일항사였는데 지금은 선장으로 승선 중입니다. 태어난 아이는 지금 22개월이 다 되어갑니다. 그 사이에 시어머님이 짧지만 고된 항암치료로 고생하시다가 결국 소천하셨고요. 어린 아들과 남편 대신 상주를 맡아서 장례까지 치르고 나니 벌써 봄이 왔네요.


 시국이 시국인 만큼 코로나를 피해 가지 못하고 코로나 격리까지 지나갔어요. 저는 그래도 틈틈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아이가 어린이집에 등원하기 시작하고 이제야 여유가 납니다. 챙겨야 할 남편도 없는데 왜 이렇게 바쁜지 모르겠어요. 도대체 혼자 육아하면서 직장까지 다니는 해기사님 가족분들 정말 대단한 것 같습니다.


Q. 혼자 아이를 키우는 건 어렵지 않나요?


 혼자 아이를 키우는 건 어려운 점도 많지만 못할 것도 없는 일입니다. 다만 부모가 왜 두 명인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아이를 혼자서는 키우기 어려우니 애초에 아이는 부모 두 사람이 만나야 태어나도록 설계된 것이 아닌가요. ㅎ

독박 육아하는 엄마의 스트레스를 오롯이 혼자서 받아내야 하는 아이도 가엾고요. 둘이서 돌봤더라면 더 안정적인 육아를 했을 거라는 아쉬움도 있습니다만 어쨌거나 아이는 혼자서도 무럭무럭 잘 크고 있습니다.



Q. 항해사와의 결혼을 후회하지는 않나요?

 아직까지는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떨어져 있는 만큼 힘들고 어려운 일도 많지만 장점도 많습니다. 남편을 챙길 필요가 없는 건 진짜 꿀이에요.ㅎ. 오히려 남편이 있었더라면 이렇게 글 쓰고 책 읽고 공부하는 시간을 가지기는 더 어려웠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남편이 오랜만에 휴가 나오면 남편과 함께 해야 하는 일들이 꽤 생겨서 제 시간은 더 사라지는 편입니다.


Q. 항해사와 결혼해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역시 가족행사나 만남인 것 같습니다. 시댁의 일은 시댁의 일대로 남편이 없어서 문제인 경우가 많고요. 친정 쪽에서도 가족행사가 있을 때 남편이 없어서 조금 곤란할 때가 많습니다. 코로나라서 안 모이는 추세라 다행입니다. 저희는 예식을 하지 않아서인지 양가 친척분들 만날 때마다 뻘쭘함과 어색함 말고도 언제 결혼식 올릴 거냐는 질문을 듣는 건 다 제 몫이라 진땀을 빼고 있습니다;

만약에 가족여행 가자고 돈을 모아도 저희는 남편이 없을 때가 많으니 좀 애매해지는 경우가 있죠.

그리고 남편 본인이 필요한 행정적인 일들도 가끔 곤란하죠.

마지막으로 안전에 대한 부분이 걱정되는 거....ㅠㅠ 항상 기도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Q. 항해사 해기사와의 결혼을 추천하고 싶은가요?

그냥 결혼을 하지 마세요.. 직업이 문제가 아닙니다. 크와와왕 출산은 더더욱...

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정말 사랑한다면 해도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ㅎㅎ 근데 진짜 각오 단단히 하셔야 합니다. 사람마다 모두 같은 상황이니 환경이 아니기도 하고 가치관에 따라서 다르지 않을까 합니다. 저도 사실 해기사와의 결혼 생활이 만만치 않을 거라고는 예상은 했지만 예상보다 막막한 적도 물론 많았습니다!

재미있는 건 해기사님들 중 자녀들도 해양대 가기를 원하시는 분들이 꽤 계시는 것 같아요. 저희 남편도 그런 것 같고요.


Q. 항해사랑 결혼해서 좋은 점은?

 솔직히 경제적인 부분은 장점이겠지요. 일반 사무직 두 사람 분의 평균 연봉을 혼자서 벌어옵니다.물론 고생하는거에 비하면 많은건가 싶기는 해요.

그리고 저는 항해사 해기사라는 직업 자체가 굉장히 멋지다고 생각해서요. 남편이 자랑스럽고 멋지긴 해요. 바다에서 일 하는 것도 작업복 입은 모습도 엄청 큰 배에서 일 하는 것도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제가 게을러서 그렇지 자기 시간이 많은 것도 장점입니다. 하지만 요즘 통신환경의 개선으로 남편한테 너무 전화가 자주 와서 방해받는 시간이 많은 건 함정...;;

휴가를 몰아서 쉬는 것도 장점입니다.

예를 들면 제주나 다른 나라에서 한 달 살기 프로젝트나 장기간 여행을 계획할 수 있겠죠(아이가 더 크기를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실제로 항해사 해기사님들 가족 분들 보면 휴가기간에 여행 캠핑 엄청 다니시더라고요.


남편이 캐나다에서 보내온 사진들


두서없이 적었습니다만 댓글로 문의하시거나 또 생각나는 거 있으면 이어서 포스팅하거나 수정하겠습니다.


저는 블로그나 브런치를 통해 해기사님들의 예비 가족분들에게 해기사 가족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있기 때문에 행복하게! 잘 살아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낍니다! 가끔 지치고 힘들 때가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요!


여튼 항해사 해기사님들 가족분들 모두 모두 파이팅입니다!!!

안항하시고 건강하게 돌아오시기를 기원합니다.

우리 남편도 빨리빨리 오세요!


어디에 노출되었길래 조회수 폭발일까요 ㅎㅎ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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