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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말하우트 Jul 26. 2022

22.07.25 여름 전천 하늘

전체 하늘을 한눈에 보기

간혹 천체사진을 보면 동그란 프레임에 하늘 전체를 담은 사진을 볼 수 있습니다. 흔히 전천(All sky) 사진이라고 말하는데 화각이 180도 이상인 렌즈를 가지고 한 장의 사진에 하늘 전체를 담는 사진을 의미합니다. 여기서 쓰는 카메라 렌즈는 '어안(Fish-Eye) 렌즈'라는 특수한 렌즈를 쓰는데 어안렌즈도 화각별로 다양하기 때문에 보통은 화각 180도 이상의 원상(원형으로 이미지 서클이 생기는 렌즈) 렌즈를 사용합니다. 


예전에는 이런 원상 어안렌즈가 특수한 렌즈군으로 취급되어 아마추어들이 접하기엔 조금은 부담이 되었던 렌즈들이었지만 요즘은 대륙(중국) 덕분에 저렴한 렌즈를 구할 수 있습니다. 물론 렌즈의 성능이 최고의 성능은 아니지만 그래도 취미를 즐기는 데 있어서는 부담이 많이 없어진 편입니다.


어제 7월 25일은 근래 들어 제법 별이 잘 보이는 하늘이었는데 저녁에 운동을 나가는 데다 평일이라 관측지를 찾는 건 부담이라 아쉬운 대로 운동하는 운동장 트랙에서 전천 카메라로 뛰는 동안 촬영을 해 보았습니다.


사용 장비는 올림푸스의 OM-D E-M10 Mark2라는 카메라에 중국제 LAOWA 4mm 원상 어안렌즈를 사용했습니다. 화각은 210도로 신경 써서 촬영을 하지 않으면 의도하지 않은 부위가 나오기 쉬운 렌즈입니다 ^^;


15초 정도의 셔터 속도로 노출을 준 한 장짜리 사진입니다. 배경이 밝아 자세히 보지 않으면 별이 있는지 눈에 잘 들어오지 않지만 조금 주의 깊게 보면 전갈자리와 궁수자리가 아래쪽에 위치해 있고 중앙 왼쪽으로는 여름철 대삼각형 위쪽으로는 북두칠성과 북극성 지고 있는 봄철 별자리인 목동자리를 볼 수 있습니다.


눈에 띄지 않는다면 아마 다음 사진을 보면 조금 더 잘 보일 거 같습니다.

15초씩 찍은 사진을 30장 정도 이어 붙여 별의 일주운동을 짧게 담아봤습니다. 일주 사진은 별의 궤적이 길면 별자리를 알아보기 어렵지만 적당히 짧게 만들면 이같이 배경이 밝은 환경에서는 어느 정도 별자리를 찾아볼 수 있게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이날은 운동하는 동안 총 259장 대략 65분 분량의 사진을 찍었는데요. 한 시간 내외의 사진을 이어 붙이면 아래와 같은 사진을 얻을 수 있습니다.

흔히 지구과학 교과서에서 볼 수 있는 사진 중 하나인 일주 사진은 천체사진 분야에서 제일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사진이기도 합니다. 카메라와 삼각대 그리고 릴리즈만 있으면 누구나 해볼 수 있는 사진이기 때문입니다. 사진을 살펴보면 북극성이 어느 것인지 명확하게 확인을 할 수 있습니다. 별 일주운동의 궤적이 제일 짧고 점에 가까운 부분이 천구의 북쪽을 가리키는 북극성입니다. 


어안렌즈가 아닌 일반 카메라 렌즈를 가지고 북쪽 하늘을 담으면 누구나 한 번쯤 학창 시절 과학 교과서에서 봤을법한 북쪽 하늘 일주 사진이 완성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11dCAjToUAk

일주 사진을 찍으면 좋은 점은 여러 가지로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렌즈의 화각에 따라 달라지긴 하겠지만 보통 15초 내외의 노출은 별을 '점상'으로 맺히게 합니다. 이런 사진 여러 장을 한 장으로 압축해서 담으면 위와 같은 일주 사진이 되는데요 이를 동영상으로 변환하면 이렇게 별의 일주운동을 담은 타임랩스로도 활용해 볼 수 있습니다. 한 번의 작업으로 '점상' 사진과 '일주' 사진 그리고 타임랩스까지 챙겨보는 셈이지요.


그리고 요즘은 핸드폰의 카메라도 성능이 제법 좋아져 이런 사진은 편하게 핸드폰으로도 즐길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무더운 여름 밤하늘에 별이 제법 보이는 날엔 밖에서 이런 사진을 한번 찍어보는 것도 재미있는 활동이 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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